내달 초 지분 50.48% 매각 예비입찰…"인수가격이 관건"

울산시 남구 석유화학공단 롯데케미칼 울산1공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롯데케미칼이 시장에 나온 두산의 자회사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다음 달 초 진행될 두산솔루스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지주사인 두산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50.48%다.

두산솔루스는 지난해 두산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된 회사로, 전지박·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동박 등 소재 사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경영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3조원 규모의 자구안에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로 롯데알미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양극집전체에 사용되는 알루미늄박을 생산하고 있다.

오는 2021년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에 양극박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이 두산솔루스를 인수할 경우 사업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이달 8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앞으로 시장에 다양한 매물들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데, 견조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수합병 기회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인수가격이다. 두산솔루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매각가를 8000억~1조원 수준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산그룹은 인수 의사가 있었던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지난달까지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매각가 등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SKC의 KCFT 인수 사례를 감안하면 1조2000억원 수준의 현 두산솔루스 시가총액은 적정가격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진입장벽 높은 유럽이라는 입지조건과 두산솔루스가 보유한 기존 성장산업까지 감안하면, 현재 시가총액에서 인수 진행은 적절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롯데케미칼은 순현금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했고 최악의 여건에서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1조원 이상의 현금 창출능력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충분히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롯데케미칼의 두산솔루스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작년 히타치케미칼 인수 실패 후 올해 5월 히타치케미칼을 인수한 쇼와덴코 지분을 4.69% 인수하는 등 배터리 소재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라면서도 "동박, 전지박에 멀티플 30배를 적용한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은 비싼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현재 원통형 규격이 21700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전해동박 업체가 크게 메리트가 있을지 의문이고 중국에서 보조금을 통해 동박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공급 과잉 우려까지 겹쳐지고 있다"며 "전고체 전지로 방향이 바뀐다면 동박은 크게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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