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주춤해져도 기업 전망은 긍정적

사진=씨젠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올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의 진단 키트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제조회사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COVID19 진단키트로 뜬 ‘씨젠’이다. 바이오세움·쏠젠트·에스디바이오센서·코젠바이오텍 등도 진단키드를 만들었지만 씨젠은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유일한 상장회사였기 때문이다.

씨젠은 최대주주인 천종윤 대표이사가 이화여대 생물학과 조교수로 일하던 2000년에 설립한 회사다.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연초 3만원대였던 씨젠의 주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14만원(3월 말)까지 치솟았다.

씨젠의 사업보고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외형 성장이다. 씨젠은 해마다 20%의 성장을 거듭하면서 성장기 기업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2015년 573억원, 2016년 738억원, 2017년 889억원, 2018년 1023억원, 2019년 1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억원에서 224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해마다 흑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이른 시간 안에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판관비와 연구개발비의 비중을 줄인 덕분이다. 2015년 전체 매출액의 68%를 차지한 판매관리비와 연구개발비는 2019년 48%까지 비중을 낮췄다. 매출원가율도 33%로 줄었다.

매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났지만 대규모 시설 확충 등의 투자가 이뤄진 적이 없다. 의약품 제조는 한번 약품 개발에 성공하면 실제 제품 생산에 추가적인 인건비나 설비비용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씨젠은 제약·바이오 기업답지 않은 매우 보수적인 회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씨젠의 총자산은 1957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8%, 단기차입금은 56억원으로 전년보다 22억원 줄었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1198억원로 유동부채(282억원)의 4배나 많다. 다만 매출채권회전율이 2.7로 다소 낮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71억원으로 좋다. 기말의 현금 잔고도 490억원으로 풍부하다. 2015년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499억원)도 2년 뒤 357억원을 상환하는 등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만 매출액 817억원, 영업이익 397억원을 벌었다. 전년 동기 매출액(247억원)과 영업이익(58억)과 비교해 보면 더욱 뚜렷한 성장을 나타낸다.

씨젠은 1분기에만 전년 매출의 67%를 달성했다. 이 추세가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진다면 매출 3200억원에 15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매출이 일회성 수익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해지면 진단키트의 수요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19일 미국의 바이오기술기업인 모더나(Moderna)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초기단계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씨젠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92% 떨어진 10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럼에도 씨젠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것은 수출”이라며 “씨젠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외수출망을 구축해왔고 이번 코로나19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홍보 효과를 봤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다른 시약 제품으로 매출을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