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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샤넬이 14일 주요 가방 제품 가격을 최고 18% 인상했다. ‘샤넬 오픈런’을 했던 사람이 승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상폭은 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이날부터 클래식, 보이백 등 인기 가방 가격을 7~18%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샤넬 클래식 미디엄 백’ 가격은 846만원으로 전날 715만원 대비 18% 상승했다. '클래식 플랩백(스몰)‘ 가격도 600만원대에서 700만원대로 인상됐다.

하루사이 100만원 이상 나는 가격 차이에 주요 백화점에서 벌어진 샤넬 오픈런에 이유가 있었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샤넬의 가격 인상은 지난 7일(현지 시간) 본사가 있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11일에는 유럽 전역에서 시행됐다.

국내에서는 이날 가격 인상이 예상되면서 최근 며칠간 주요 백화점에는 샤넬 제품을 사기 위해 개점과 동시에 달리기 경주를 하는 샤넬 오픈런이 벌어졌다.

이후에는 긴 줄과 함께 대기 순번을 제공하며 오픈런은 없어졌지만 인상 전날인 13일에는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이 생겼다. 중고물품 사이트에는 대기 순번까지 판매한다는 글까지 올라오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샤넬 인기에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도 전년 동요일 대비 두 자릿수가 올랐다.

각 백화점별 명품 매출 신장률(지난 10~13일)은 롯데 31%, 신세계 91.3%, 현대 30.2% 등을 기록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개별 브랜드에 대한 매출 공개는 안된다”면서도 “이 기간 백화점 해외명품 브랜드 매출 성장률이 20% 내외인 것을 감안하며 명품 매출 상당 부분은 샤넬이 차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샤넬 오픈런에 대해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소비를 한 번에 해소하고자 하는 ‘보상소비 심리’로 봤다. 샤넬은 ‘3대 명품’ 중 하나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가격이 오르기 전 사놓으려는 마음이 보상소비와 함께 작용하면서 오픈런이 벌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샤테크(샤넬 재테크)’도 제기된다. 샤넬은 명품 가방 재테크 중에서도 가장 가격이 높게 거래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가격 인상 전 구매해 인상 후 되팔기를 하게 되면 앉아서 수백만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픈런을 초래한 샤넬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나 샤넬은 2019년 11월에도 3~13%의 가격 인상을 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매출 타격을 겪자 1년도 안돼 가격 인상으로 이를 만회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주요 명품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격을 올리고 있다. 루이비통은 지난 5일 가방과 의류·액세서리의 가격을 최대 10%까지 인상했다. 티파니, 셀린, 롤렉스 등도 가격을 올렸다.

구찌와 프라다, 까르띠에 등은 현재까지 가격 인상 움직임은 없지만 조만간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년도 되지 않아 가격을 인상하고, 이럴때마다 글로벌 본사의 정책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반복적 입장은 결국 명품 브랜드들의 배짱 영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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