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마트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지정에 유통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 소득보전 외에 소비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런 이유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사용할 수 없다. 반면 가맹점 중심의 편의점, 식음료 프랜차이즈, 헬스앤뷰티(H&B)스토어 등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편의점의 경우 지난달 서울시가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한 이후 벌써부터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

12일 GS25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제로페이와 코나카드로 결제한 전체 상품 매출이 전월 대비 94.8% 증가했다.

특히 육류와 생활가전 등의 판매가 전월 대비 크게 증가했다. 수입육은 710.7%, 국산돈육은 394.9% 급증했으며, 생활가전은 556.8%, 양곡은 265.0% 늘었다.

GS25 관계자는 “재난지원금과 연동된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평소 빈번하게 구매하는 상품보다 비교적 고단가의 상품들 위주로 구매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U에서도 지난달 제로페이 이용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6.2배나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제로페이 매출이 전월 대비 5배 늘었다.

편의점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확대를 위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GS25는 제로페이모바일상품권, 코나카드, 동백전카드, 대구힘내요카드 등 재난 지원금 관련 지역 화폐 결제 수단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총 22종 상품에 대해 1+1 증정 및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CU 전국 가맹점에서는 재난 지원금 관련 지역 화폐 결제 시 오는 31일까지 결제 금액의 5%를 할인하고, 미니스톱은 내달 30일까지 5000원 이상 결제 시 미니스톱 모바일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세븐일레븐도 오는 15일까지 서울지역 전 가맹점에서 제로페이로 5000원 이상 구매시 오뚜기밥 무료교환 쿠폰을 제공한다.

반면 대형마트와 SSM 업계는 울상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8월 말까지 소진해야한다. 먹거리와 생필품 등 구매에 소비자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곳을 이용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생활필수품을 주축으로 매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생필품 구매시 편의점이나 동네 슈퍼를 이용하면 되는데 굳이 대형마트를 찾아올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대형마트도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 조치로 매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형마트에 입점한 임대 매장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협력업체들의 숨통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 입점한 소상공인 운영 임대매장에서는 오는 13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미용실, 안경점, 약국, 세차장, 키즈카페, 사진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마트·이마트 트레이더스 전국 158개 점포에 입점한 2400여 개 임대매장 중 30% 가량인 800여 개 매장이 여기에 해당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124개 점포의 임대매장 1444곳 중 795곳, 홈플러스는 140개 점포의 임대매장 1100여 곳에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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