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SK그룹 내 제약·바이오 부문의 성과가 나타나며 차기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매출액은 2018년 11억원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매출액 1238억원을 기록하는 등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의 가장 큰 성과를 꼽자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기술수출 및 미국 FDA허가 등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연구, 화합물 합성, 전임상, 임상 시험, NDA(판매허가 신청)까지 전부 SK바이오팜이 자체인력을 통해 이뤄낸 것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2월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Arvelle Therapeutics)에 약 6000억원 규모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팜은 아벨 테라퓨틱스로부터 반환의무가 없는 선계약금 1억달러를 받았으며, 품목허가 등 단계별 목표에 도달하면 나머지 금액인 4억3000만달러를 수령한다. 판매시에는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발생한다.

또한 지난해 11월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는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미국 FDA로부터 성인 환자의 부분 발작 경구용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신경정신 계열 약품에 해당하는 엑스코프리는 올해 3월 미국 마약단속국(DEA)으로부터 남용 가능성이 가장 낮은 '스케줄 V'를 받으며 마지막 행정 절차를 완료, 올 2분기부터 미국 전역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미국 내에서 엑스코프리의 판매와 마케팅은 SK라이프사이언스가 담당할 예정이며 SK라이프사이언스는 현재 마케팅 전략 수립을 완료한 상태다.

SK바이오팜은 주식시장 상장도 준비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으며 업계에 따르면 올해 7~9월 중으로 상장 절차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신설된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액은 1832억원을 기록하며 백신 분야 입지를 다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를 생산 중이다.

스카이셀플루의 경우 성인용으로는 국내 최초, 소아용으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세포배양 독감백신이며 세계 최초로 4가지 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세포배양 4가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 제품도 출시됐다.

기존 유정란을 이용한 백신은 생산에 6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세포배양 방식은 동물 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 후 백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백신생산 기술로 2~3개월내로 백신 생산이 가능하며 조류 인플루엔자 등 외부요인과 무관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는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이 47.4%에 달하는 등 시장 점유율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 세계적으로 이슈를 몰고 다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국책 과제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이에 따라 정부와 협력해 백신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원 아래 △코로나19 서브유닛백신 후보물질 제작에 필요한 항원 부위 선별 및 유전자 합성 △다양한 후보물질 제작·생산·확보 △면역원성 평가분석법 개발 △동물에서 후보물질의 효능평가 등의 R&D를 수행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동물시험에 나서고 있으며 후보물질의 효과가 확인되면 임상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최태원 SK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 최태원 회장의 제약·바이오 ‘뚝심’

SK그룹의 제약바이오 부문 각종 성과는 최태원 회장의 27년 ‘뚝심’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한 개의 신약개발에는 일반적으로 10~15년의 기간과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며 상당한 양의 연구개발이 필요해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의 FDA 신약승인 역시 최 회장의 뚝심과 투자 철학이 없었다면 빛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밖에도 SK는 지난해 10월 분산돼 있던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앰팩 등 의약품 생산법인 세 곳을 통합해 ‘SK팜테코’를 설립하고, 의약품 생산사업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시너지와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제약바이오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2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소재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근무중인 백신 개발담당 구성원들과 화상회의를 실시하는 등 제약·바이오 부문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최 회장은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수록 백신 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개발에 대한 관심이 압박감으로 다가와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회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어떻게 가속화할지, 신규 사업은 어떻게 발굴할지, 투자 전략은 어떻게 재검토할지 현장에서 느끼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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