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제일제당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CJ제일제당, 농심, 오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국내외에서 간식, 라면, 즉석밥, HMR(가정간편식) 등의 구매가 늘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1분기 매출 5조5993억원, 영업이익 236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각각 13.4%, 34.1%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에 기업 대상(B2B)으로 하는 장류와 조미 등의 매출은 부진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햇반, 컵밥, HMR 등 매출이 상승한 덕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파르던 기간(2월 24일~3월 1일) 자사몰 CJ더마켓에서의 가공식품 매출은 84% 급증했다.

특히 햇반은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부터 주문량이 늘면서 평소보다 출고량이 2.5배 증가했다. 밀키트 브랜드 ‘쿡킷’도 같은 기간 평균보다 매출이 20% 상승했다.

해외에서의 매출도 호조세다. 주력 시장인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로 비비고 왕교자 만두와 햇반의 매출이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슈완스 냉동 피자의 경우 일부 대형마트에서 품절사태로 빚기도 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냉동만두 공장과 슈완스 공장은 지난달부터 생산 설비를 풀가동 중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햇반과 가정간편식 수요 증가로 1분기 실적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진행한 강도 높은 상품 구조조정에 마진 개선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진=농심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농심의 1분기 매출은 전년비 11% 증가한 6515억원, 영업이익은 64% 늘어난 518억원으로 예상된다.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영화 속에 나왔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은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라면의 수요가 증가했다.

지난 2월 짜파게티의 해외 매출은 총 19억원(150만 달러)으로 전년동기 대비 120%나 증가했다. 미국에서만 약 9억원(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해외 매출 비중에서 47.3%를 차지했다.

3월에는 코로나19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본격 확산되면서 라면이 사재기 물품에 포함됐다. 국내 일부 지역과 중국, 미국 등에서 물량이 동이 나기도 했다. 현재 농심은 국내는 물론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생산공장 가동률을 최대치로 돌리고 있다. 스낵부문도 국내와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이며, 1분기 국내 스낵 매출은 4%, 해외 매출은 3.1%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미국 등에서 라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2월 중하순에는 주력 브랜드의 주문량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했을 정도였으며, 스낵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은 1분기 매출 5448억원, 영업이익 854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10.4%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정에서 간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에서 과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초코파이 등 파이류와 스낵류는 조리과정이 없고 포만감이 커 중국, 러시아 등에서 비상식량 개념으로 사재기 효과를 봤다.

1분기 중국에서 스낵·파이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김 스낵 매출도 확대되며 8% 이상 매출이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에서도 초코파이 매출 호조로 매출이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생수사업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중국 생수사업 진출 시기기 미뤄지면서 해외 진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국내 수요도 예상보다 저조해 현재 제주도 공장의 생산은 중단된 상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정에서 간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과자 수요가 예상보다 좋았다”며 “중국의 경우 주요 경쟁사의 생산 시설이 우한에 집중돼 있어 소매 채널에서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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