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상선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국내 해운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와 운임하락으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업계 5위인 흥아해운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흥아해운은 전날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금융기간 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워크아웃 신청은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과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달 해운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벌크 화물 운임지수(BDI)는 411까지로 떨어지면서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DI가 낮을수록 해운업황이 어렵다는 뜻이다. 국내 해운업계 1위 현대상선도 지난달 말에 중국 물동량이 50% 이하로 떨어지며 어려움에 처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물동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으면서 해운업에도 도미노처럼 타격을 입었다”면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동량이 전년 수준 만큼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운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지난달 해운업 체감경기 지표로도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국내 선사 8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월 해운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대비 21p 하락한 51을 기록했다. 이는 한진해운 구조조정설이 돌았던 2016년 2월 이후 역대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긍정 응답기업이, 이하면 부정 응답기업이 많은 것을 뜻한다.

컨테이너 부문의 경기 악화 전망이 가장 컸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전월 대비 100p 하락하면서 체감경기지수는 전월 대비 42p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의 생산과 수출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건화물선 부문도 중국내 원자재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건화물선운임지수(BDI)가 전월 대비 259p 하락하면서 체감경기지수는 전월보다 20p 하락한 50을 기록했다. 유조선 부문 역시 전 세계적으로 연료 수요의 일시적 급감에 따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전월 대비 46.154p 하락하면서 체감경기지수는 전달보다 43p 하락한 43을 기록했다.

조사에 참석한 관련 기업 가운데 지난달 업황에 대해 ‘좋다’고 응답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경영부문에서도 △채산성이 전월대비 15p 하락한 63, △자금사정은 15p 하락한 66, 매출은 17p 하락한 65를 기록했다. 선사의 주요한 경영 애로사항은 불확실한 경제상황(31%), 물동량부족(20%), 자금부족(10%)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3월 BSI 전망치는 60을 기록, 전달보다 9p 올랐다. 선사 80곳 가운데 3곳(2%)이 업황을 긍정적으로 봤다. 43%는 나쁠 것으로 전망했고, 55% 보통일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컨테이너 부문이 47, 건화물선 부문 66, 유조선 무문 43으로 전망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코로나19로 업계 피해가 지속되자 해양수산부가 추가지원책을 마련했다. 앞서 해수부는 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운업계에 긴급경영자금 600억원을 지원하고, 항만시설사용료를 대폭 감면해 주기로 한 바 있다.

해수부는 현 사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외항화물운송선사에 대해 총 9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자금을 예치 받은 금융기관이 해당 자금을 선사의 운영자금 대출에 활용하는 형태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추가 지원대책은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에 따른 선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계기관과의 원활한 협조를 통해 지원대책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해운항만기업들의 애로사항이 없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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