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찬 신동아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신동아건설이 5일로 워크아웃 졸업 100일을 맞았다. 경영정상화를 이룬 직후 조직개편과 외부인사 영입 등을 발빠르게 단행하며 위상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2020년 신규 수주목표액은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은 1조6000억원이다. 업계에선 신동아건설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50위권에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2010년 워크아웃…김포신곡6지구 개발사업에 '발목'

앞서 신동아건설은 2010년 10월 29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맺으며 워크아웃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한화63시티(옛 여의도63빌딩), 경춘국도 시공사로서 국내 도급순위 28위까지 올랐던 신동아건설이 1999년 신동아그룹 해체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던 것이다.

워크아웃 수렁에 빠지게 된 데는 김포신곡6지구 개발사업이 결정적이었다. 총사업비 7900억원 규모인 이 사업에 신동아건설은 40% 지분으로 참여하면서 시행사가 감당할 차입금에 연대보증을 섰다. 그러나 시행사는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고 추가 자금조달에도 차질을 빚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가 맞물리며 연대보증을 선 신동아건설의 유동성 압박은 나날이 더해졌다. 결국 금융당국의 날선 기업구조조정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2010년 6월25일 채권은행들이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용위험평가 결과'에서 C등급을 받아 워크아웃 명단에 올랐고, 그해 10월 29일 채권단과 MOU를 체결했다.

워크아웃 돌입 이후 내리막을 걷던 신동아건설이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한 때는 2014년이다. 직전연도인 2013년부터 아파트 브랜드 '파밀리에'를 내걸고 시행·시공 등 모든과정을 책임지는 자체 사업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금융위기 이후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가 다시 활기를 띄면서 신동아건설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2014년 별도기준 매출액 46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71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던 2012년 매출과 비교해 2년새 70%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14년에는 영업이익도 12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5년 연속 흑자경영 기조를 이어갔다. 2018년에는 매출 6349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기록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은 물론 자본총계 16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나며 워크아웃 졸업을 예고했다.

워크아웃 돌입 직후인 2010년 11월 15일 서울 용산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한마음 결의대회'에 참석한 신동아건설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인찬 대표는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지만 임직원 모두 일치단결해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사진=신동아건설 제공
◇ 경영정상화 이후 재도약 위한 초석 다지기 돌입

워크아웃 졸업 조짐을 보이던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11월 25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공동 관리 절차를 마무리하며 9년만에 워크아웃 꼬리표를 뗐다.

기다려왔다는 듯이 신동아건설은 워크아웃 졸업 이후 100일간 조직개편과 내부승진, 외부인사 수혈을 잇달아 단행했다. 지난해 말 신동아건설은 기존 3본부 1소 1지사 22팀의 조직구성을 기획감사실 신설과 함께 1실 3본부 1소 1센터 22팀으로 개편했다. 사실상 기획감사실 산하에 전 본부를 두면서 회사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신규사업 활로는 찾는 등 새출발을 위한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기획감사실 직속 부서로는 감사팀, 기획팀, 분양마케팅팀, 리스크관리(RM)팀, 재경팀을 두었다. RM팀은 기획감사실과 함께 신설된 부서다. 기술본부 산하에는 공모사업 수주 강화를 위해 공모사업팀을 신설했다. RM팀과 공모사업팀은 각각 10명 이내의 인원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승진도 이뤄졌다. 2008년부터 신동아건설을 이끌어 온 이인찬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용선 신동아건설 회장이 함께 보릿고개를 넘은 이 부회장의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사 수혈도 잇달아 감행하며 경영정상화에 따른 획기적 변화를 시도했다. 대형건설사 인사 영입을 통해 수주 역량을 강화하려는 신동아건설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첫 외부영입 인사는 윤해식 전 롯데건설 전무였다. 지난 1월 9일 개발사업1본부장으로 영입된 그는 롯데건설에서만 29년간 몸담으며 개발사업부문 담당 임원과 건축영업부문 담당 임원을 지낸 건축분야 '영업통'이다.

2월 3일에는 2명의 외부인사가 신동아건설로 자리를옮겼다. 이날 시대복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인찬 부회장을 대신해 신동아건설 사장 자리에 선임됐다. 한경훈 전 HDC현대산업개발 상무보는 신동아건설 토목사업담당 자리에 앉았다.

시대복 사장은 동탄 메타폴리스 건립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등 포스코건설의 주요 개발사업을 직접 챙겨온 '현장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며, 한경훈 토목사업담당은 서울대 토목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건설을 거쳐 지난해까지 HDC현대산업개발에 몸담은 토목사업 분야 전문가다.

2019년도 시공능력평가 기준 50위~68위 시평액.
◇ '리스타트' 신동아…연내 김포신곡6지구 분양 '마침표'

경영 정상화 이후 첫해를 맞은 신동아건설은 올해 경영방침을 '리스타트(Re-Start)! 변화의 시작, 성장의 초석으로' 세우며 2020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 수주목표액은 1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2018년 '비전 2022' 선포 때 세운 매년 시장점유율 1% 달성 목표의 일환이자 지난해 수주액인 약 7800원의 2배 이상되는 규모다.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신용회복과 영업력이 강화된 만큼 일감을 따내는 데 수월해진 신동아건설이다. 올해 초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신도심) 산울리(6-3 생활권) 공동주택용지 설계 공모에서 총 135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H2블록 770가구, H3블록 580가구) 수주에 성공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표준PF대출과 후분양대출 보증 자격도 얻은 만큼 향후 더욱 활발한 주택사업 확장이 점쳐진다.

워크아웃 주범이던 김포신곡6지구 개발사업도 14년여만에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신동아건설은 연내 김포캐슬앤파밀리에시티 3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앞서 분양한 김포캐슬앤파밀리에시티 1·2차는 흥행에 성공하며 완판(완전판매)됐다. 1차는 지난 2월 입주를 완료했으며 2차는 오는 11월 입주 예정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주목표액인 1조6000억원 달성보다는 시공능력평가 50위권 재진입이 현실적인 목표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동아건설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시평) 순위는 68위로 시평액은 4257억원이다. 85위까지 떨어졌던 2018년보다 17계단 오르며 6년 연속 추락세를 끊었다.

핵심 항목인 공사실적평가액와 경영평가액이 최근 3년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만큼 그간 실적 상승세와 워크아웃 졸업이라는 호재가 평가에 반영되면 50위권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해 기준 59위인 경동건설과 51위인 금성백조주택의 시평액은 각각 5456억원, 7096억원이다.

경영정상화와 함께 브랜드 론칭 및 리뉴얼에 대한 기대도 모아진다. 파밀리에 브랜드는 2002년 론칭 이후 2008년 리뉴얼된 바 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6일 "앞으로 2~3년 내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은 내부적으로 논해지고 있다"면서 "다만 워크아웃 졸업 직후이다 보니 올해는 파밀리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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