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본사. 사진=이혜영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오로지 차익 실현이 목적인 투기 세력, 유휴자금 활용처를 찾던 건설사, 상속세도 못 낼 형편이었던 전 임원. 이들의 공통 분모는 그저 돈일 뿐”

최근 대한항공 사내 익명게시판 '소통광장'에 '나도주주다'라는 작성자가 "한진칼 주식 10주 사기 운동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남긴 말이다.

그는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과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의 지분 비율이 각각 38.26%와 37.08%로 1% 남짓 차이를 보인다"며 "적당히 차익이나 챙겨서 나가려는 투기꾼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런 정도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렇게 '돈이면 다된다' 라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 회사에 오면 당연히 회사에 개입할 것은 뻔하다"라며 "돈이 된다면 사람 자르고, 투자 줄이고 미래 준비고 뭐고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도 한진칼 주식을 단 10주씩이라도 사서 보탬이 되자”고 제안했고, 24일 현재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공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돈벌이에 혈안이 된 투기 야합세력이 우리 터전을 흔드는 작태를 눈뜨고 당할수 없다. 동참하겠다”고 댓글을 달았으며, 또 다른 직원도 “외부세력이 회사를 찢어놓는 모습은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며 “작은 힘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공감했다.

이렇듯 '나도주주다' 라는 작성자의 글을 본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한진칼 주식 사기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댓글을 달면서 회사가 외부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힘을 모으자며 동참의 뜻을 밝혔다.

한편 한진그룹 노동조합 3곳의 직원들은 지난 17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을 비난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고, 지난 21일에는 한진그룹 내에서 상무 이상의 임원을 지내고 퇴직한 500여명으로 구성된 전직임원회도 현 한진그룹 전문경영진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주총때까지는 조원태 회장이나 조현아 전 부사장 양 측이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양 측 모두 우호지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지분 비율도 100%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지분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회사의 안정이냐, 개혁이냐를 놓고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갈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명분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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