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강남GT타워로 이전…원활한 개발자 인력 확보 차원

"다수 개발자 판교나 성남 거주…취업·이직 마지노선 강남"

부동산 정보 플랫폼 기업인 직방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GT타워로 이전한다. 강남GT타워가 위치한 강남역 인근에는 프롭테크 O2O기업인 집닥, 오늘의 집을 비롯한 다수의 스타트업이 상주해 있다. 같은 서초구 내에는 부동산 정보 서비스 기업 다방도 위치해 있다. 그래픽=강영임 기자 equinox@hankooki.com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부동산 정보 플랫폼 기업 '직방'이 10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서 서초구 서초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2015년 6월 서초동을 떠난 지 5년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스타트업들의 성지인 '강남 2구'(강남구·서초구)에 새 둥지를 틀면서 원활한 개발자 인력 충원과 강남·판교권에 위치한 자회사들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 서초동 떠난 후 2000억원 투자 유치…인력 4배·사무실 크기 8배

직방에 따르면, 이 회사는 10일 ‘강남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서초동 강남GT타워로 본사를 옮겼다. 180명의 직원들이 사용하는 공간은 강남GT타워 4층과 5층으로, 총 면적 2840.413㎡(859.221평)이다.

직방은 서초동과 인연이 깊다. 채널브리즈(현 직방)가 직방의 부동산 정보 서비스가 본격화되던 2014년 7월부터 2015월 6월까지 있던 곳이다. 당시 채널브리즈는 서초동 KB빌딩 5층 총 면적 347㎡(105평)의 사무실에서 40명(2014년 기준)의 직원들과 성공의 꿈을 키웠다.

이후 2015년 7월 직방은 1970년대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마천루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 관철동 '삼일빌딩'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7년 2월에는 공평동 소재 SC제일은행 본점 빌딩 7층으로 이전한 후 지금까지 머물러 왔다.

서초동으로 돌아온 직방은 5년 새 직원 수가 4배 이상 늘었으며 사용하는 사무실 면적도 8배 넘게 커졌다. 그 사이 두 차례에 걸쳐 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받았다.

◇ 스타트업 성지 '강남2구'…개발자 확보 '탄력'

2015년 당시 서초동을 떠나며 직원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원활한 종로로 이동한다고 밝혔던 직방이 다시 '유턴'한 배경은 개발자 인력 확보를 위해서다.

서초구는 스타트업의 성지인 강남 2구 중 한 곳이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전국에서 10억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49.2%(283개사), 100억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54%(87개사)가 본사를 두고 있는 행정구다.

또한 강북에 있던 때와 달리 강남으로 이전하며 ‘개발자들의 메카’로 불리는 판교와도 가까워졌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개발자들이 판교나 성남에 거주하다보니 출퇴근을 고려해 취업·이직의 마지노선을 강남까지로 생각하는 분위기"라면서 "이번 이전은 강북에 있던 직방이 개발자 인재 채용을 원활히 하기 위해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자회사들의 위치도 직방이 강남으로 복귀하는 데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직방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서초동아타워에 둥지를 틀었다. 서초동아타워는 강남GT타워 맞은편 반경 200m 거리에 있다. 자회사인 슈가힐(역삼동)과 셰어하우스우주(신사동)도 강남권에 위치한다. 호갱노노 본사도 판교역 인근에 있어 종로구 시절보다 물리적 거리가 더욱 가까워졌다.

장동준 직방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개발자 인력 확보가 이번 이전의 가장 큰 이유"라면서 "스타트업의 요람인 강남으로 되돌아온 만큼, 사내 직원들도 회사가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시공한 강남역 GT타워는 물결치는 S자 모양 빌딩으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사진=대림산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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