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공사면허 계열사 18곳은 결격사유로 5년간 등기이사 등재 불가

복귀 시 법적 문제없는 주택면허 4개 계열사 차기 행선지 유력

중흥그룹 "당분간 대외활동 집중"…2년 내 경영 전면 나설 듯

정원주 중흥건설그룹 부회장.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재계 34위 중흥건설그룹 정창선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부회장이 지난 4일로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면서 그의 경영 보폭은 넓어질 전망이다.

유력 행선지로는 세종건설산업, 나주관광개발, 청원건설산업, 영담 등 계열사 4곳이 거론된다. 주택건설업 면허(주택면허)를 취득한 이들 계열사는 건설산업기본법과 달리 집행유예 선고를 등기이사 결격사유로 보지 않는 주택법이 적용돼 정 부회장의 대표이사 복귀가 가능해서다.

다만 중흥건설그룹은 정 부회장이 당장 계열사로 복귀하기보다는 당분간 대외 활동에 집중하며 적절한 복귀 시점을 타진한다는 입장이다.

◇ 정 부회장 '비자금 조성 혐의' 판결 확정 후 계열사 이사직 대부분 사퇴

7일 건설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집행유예가 지난 4일로 만료됐다.

앞서 정 부회장은 회사 돈을 빼돌려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9월 열린 1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이어 2016년 1월 열린 2심에서 범죄수익은닉, 비자금 사용 혐의가 추가로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고 검찰이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그해 2월 4일 형이 확정됐다.

정 부회장은 1심과 2심 선고기일 전후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중흥건설 비사금 수사에 나선 검찰이 특정경제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하기 닷새 전인 2015년 5월 22일 정 부회장은 중흥건설 사내이사와 중흥주택 대표사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6년 1월 항소심(2심) 선고 이후인 그해 2월부터 3월까지는 중흥건설산업·중흥에스클래스·중흥산업개발·중흥개발·중봉건설·나주관광개발 사내이사와 세흥산업개발 감사 자리에서 각각 내려왔다.

다만 중흥건설 사장직은 유지해 왔다. 정 부회장은 현재 그룹 내에서 중흥건설그룹 부회장직을 비롯해 중흥건설 사장, 세종중흥건설 대표이사, 중흥주택 무한책임사원, 헤럴드 회장을 맡고 있다.

◇ 정 부회장 계열사 이사회 입성 후 경영 보폭 확대 전망

업계는 형 집행이 끝난 정 부회장이 계열사 이사회 입성을 시작으로 차츰 경영활동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건설업 관련 계열사 23곳 중 건축공사업 면허(건축공사 면허)를 가진 18곳은 행선지에서 제외된다. 건축공사 면허를 가진 법인에는 집행유예 만료 5년 후까지는 등기임원 등재를 못하도록 규정한 건설산업기본법 13조가 적용되며 입찰제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집행유예 선고를 등기임원 결격사유로 보지 않는 주택면허를 가진 계열사가 정 부회장의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된다.

중흥건설그룹에 따르면, 중흥건설그룹 계열사 총 29개 중 건축공사 면허가 없고 주택면허만을 취득하고 있는 곳은 세종중흥건설, 세종건설산업, 나주관광개발, 청원건설산업, 영담 등 5개다. 이 가운데 2015년 12월부터 정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아 온 세종중흥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이 유력 행선지로 꼽힌다.

건축공사 면허를 취득한 계열사는 18곳이며, 나머지 6곳은 건축 관련 면허가 없는 다른 업종의 계열사다.

중흥건설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계열사 임원으로 나서는 결정을 한다면 주택면허만을 가진 계열사 4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여론을 의식해 집행유예 만료 직후보다는 광주FC 대표이사와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 회장 등 기존 대외 활동에 집중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복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흥건설그룹 관계자도 "정 부회장도 당장의 복귀보다는 당분간은 대외 활동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부회장이 늦어도 2년 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이 대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2022년까지 재계 20위권 진입을 선언한 만큼 그 전에 정 부회장이 복귀해 인수 과정을 주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한 정 부회장이 2022년 예정된 13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선거에 나오려 한다면 선거에 앞서 경영전면에 복귀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광주전남도회 회장으로 추대된 지난해 9월 향후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중흥건설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경영전면 복귀 시점과 관련 "2년 내에는 법적으로 등기임원 등재에 문제가 없는 계열사로의 복귀가 어느정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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