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직원·내빈 1500명 참석…'평생의 꿈' 롯데월드타워서 엄수

신동빈 롯데 회장이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아버지는 우리나라를 많이 사랑하셨습니다. 오늘날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을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7시부터 서울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버지 신 명예회장에 대해 "롯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따뜻한 가장이자 한 마디로 정말 멋진 분"이라며 이같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신격호 명예회장 발인식이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장남·차남·장녀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유가족을 포함 장례위원, 정재계 인사들은 고인의 영정을 들고 6시 30분쯤 잠실 롯데월드몰 콘서트홀 영결식장에 도착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는 제과업으로 출발해 국내 최고층 빌딩을 건설했던 신 명예회장의 성공 신화의 상징물로, 평생의 숙원 사업이었다. 롯데그룹 임직원 1500여명과 함께 고인의 마지막 길을 이곳에서 하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22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발인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영결식 인사말에서 "아버지는 기업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해야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하셨다“며 ”그런 아버님의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님은 롯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분이다. 아버지로서는 따뜻한 가장이셨다"며 “역경과 고난에 부딪힐 때마다 아버지의 태산같은 열정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영결식은 묵념,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의 고인에 대한 약력소개, 명예 장례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신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도 영결식 중 상영됐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추도사에서 “모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 땅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고인이 일으킨 사업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 우리 시대의 선각자이자 국가 경제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 토양을 일군 개척자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강한 신념과 끊임없는 도전정신, 그리고 기업인이 가져야 할 자세까지 당신이 직접 실천을 통해 보여주신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되새기게 한다”며 “고인의 큰 뜻이 널리 퍼지도록 남은 이들이 더 많이 힘쓰겠다”고 추모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영상으로 추도사를 전했다. 반 전 유엔사무총장은 "(고인은)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가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 조국의 부름을 받고 경제부흥과 산업발전에 흔쾌히 나섰다"며 "기업보국의 사명감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열정과 도전의 일념으로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주셨다"며 "(고인의) 큰 업적을 바탕으로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을 만들 수 있었고 세계에서 일곱 나라밖에 없는 30-50 클럽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제 우리 모두는 창업주님이 남기신 불후의 업적을 더 크게 키우고 경제발전의 기둥으로 삼아서 더 큰 대한민국의 경제를 일으켜야 한다"며 "위대한 업적을 추모하면서 부디 영면하시기를 바란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추도사에 이어 신 명예회장에 대한 유가족 및 내빈, 롯데그룹 임직원의 헌화가 이어졌다. 신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가 가장 먼저 헌화했으며, 이어 장남 신 전 부회장과 차남 신 회장 형제가 나란히 꽃을 바쳤다. 이후 이 전 국무총리, 황각규·송용덕 롯데그룹 부회장 등 장례위원장들과 내빈, 롯데지주 실장 및 직원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영결식이 끝난 운구 차량은 신 명예회장의 역작인 롯데월드타워 주변을 순회한 뒤 장지인 울산 울준군 선영으로 향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4시 29분 향년 99세 나이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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