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익스플로러(exploer). 탐험가를 의미하는 것처럼 포드 익스플로러는 특히 자녀를 둔 아빠들의 로망이다. 1990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뒤 글로벌 시장에서 8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고, 국내에서는 1996년 도입된 뒤 2017~2018년 2년 연속 수입 SUV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인기는 여전하다. 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익스플로러(2.3 모델 포함)는 5000대 가까이 판매됐다. 익스플로러의 어떤 매력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6일 서울 노원구에서 경기 안산시까지 74.64㎞를 오갔다.

시승 모델은 지난해 11월 9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돼 출시된 ‘올 뉴 익스플로러’, 주행 중 조수석에는 80세를 앞둔 할머니가 함께했다. 시승 당일은 24절기상 가장 춥다는 ‘소한(小漢)’으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는 7일 자정(밤 12시)까지 30~80㎜ 비가 내렸다.

포드 '올 뉴 익스플로러' 외관. 사진=박준영 기자
외관에서는 세련미가 느껴졌다. 그물망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 연결돼 일체감을 줬다. 또 익스플로러 고유의 디자인인 검은색의 A-필러와 D-필러와 차체 색상과 같은 C-필러 등 굵직한 선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운전석에 등을 맞대는 순간, 조수석에 앉은 할머니 역시 감탄했다. SUV의 특성상 시트 포지션이 약간 높은 것 같았지만, 온 몸을 감싸는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실내 인테리어도 깔끔했다. 계기판에는 RPM 게이지와 속도계가 배치돼 있었으며, 하단에는 온도를 비롯한 기어 위치와 연료량이 표시돼 있었다. 다이얼식 변속 레버가 적용돼 있어 공간 활용성도 높았다. 또 주행 중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오디오와 공조 조작 버튼이 크게 제작된 것도 눈에 띄었다.

대형 SUV인 만큼 실내 공간도 상당히 넓었다. 실제 이 모델의 차체는 전장(길이) 5050㎜, 전폭(넓이) 2005㎜, 전고(높이) 1775㎜.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3025㎜.

이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출시한 ‘팰리세이드’보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70㎜, 30㎜ 길다. 휠베이스 역시 125㎜ 더 길다. 반면 전고는 25㎜ 낮다. 트렁크 용량은 515ℓ지만, 3열을 접으면 최대 2486ℓ로 확장할 수 있다.

포드 '올 뉴 익스플로러' 실내. 사진=박준영 기자
4기통 2.3ℓ GTDI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 304(5500rpm)마력, 최대 토크 42.9kg.m(3500rpm)의 성능을 내 가속도 부드러웠다. 비가 많이 와서 가급적 안전하게 주행했지만 가속페달을 밟자 도로를 힘차게 치고 나갔다.

하지만 힘찬 주행 성능보다 눈에 들어온 것은 7가지 모드의 지형 관리 시스템. ‘미끄러운 길(Slippery)’ 모드로 설정하자 네 바퀴가 도로를 쥐어잡고 주행하는 듯한 단단한 느낌을 줬다. 앞 유리창과 1열 측면에 이중접합글래스가 적용된 탓인지 실내 정숙성도 훌륭했다.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당 8.9ℓ였으나, 실제 주행에서도 비슷하게 나왔다.

큰 차체, 넓은 실내공간, 도심과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주행 성능을 넘어 안전성까지 갖춘 익스플로러. 9년 이라는 시간을 넘어 ‘완숙미’를 갖춘 채 등장한 익스플로러의 선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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