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 장남 조원태 한진칼 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한진가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불협화음을 예상할 수 있는 분쟁의 불씨가 회자되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조현아 전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의 3자 회동설과 연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조원태 회장 측은 겉으론 공식입장이나 속내를 내놓고 있지 않지만, 내부적으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7일 데일리한국이 조 전 부사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진 반도건설과 KCGI 측에 문의해본 결과, 반도건설은 공식입장에서 조 전 부사장과의 회동을 부인했다. 아직까지 회사 내부에서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KCGI 측도 이에 대해 어떤 공식적인 내용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와 관련한 내용을 들을 순 없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확인할 수는 없는 사안이지만 특정인이 흘리고 있는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3자 회담에 관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 비율을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시나리오와 업계 전망 등으로 종합해보면, KCGI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17.29%를 보유하고 있고, 조 전 부사장은 6.49%, 반도건설은 8.2%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연대가 실제로 성사돼 지분을 모두 합치면 32%에 육박한다.

반면 조원태 회장을 포함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전체 지분율은 현재 28.9%에 달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이탈할 경우 22.4%로 줄어든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던 한진칼 2대 주주인 델타항공의 우호 지분(10%)을 포함해도 32.4%로,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등 3자 연대와 큰 차이가 없다.

이때문에 일부 언론들은 조 전 부사장 측이 실제로 3자 연대를 성사시킬 경우,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대결을 예상하고 있으며, 조원태 회장의 연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한진가 경영권이 8.2%의 지분을 보유한 반도건설의 선택에 따라 양측의 승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반도건설은 최근 한진가 경영권에 참여하겠다고 선언까지 한 상태다. 조 회장, 조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모친 이명희 고문의 한진칼 지분율이 각각 5~6%대로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반도건설이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 전무와 이 고문이 조 회장으로부터 등을 돌릴 가능성과 국민연금(4.11%)의 결정 등 변수는 조 회장의 입지를 더욱 위협하고 있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급해진 조 회장이 분할 경영을 제안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한진가 삼남매의 경영승계는 조 회장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을 총괄하고 조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를, 조 전무는 진에어 등을 나눠 이끌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지금은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라며 "다만 조 회장이나 조 전 부사장 측도 3월 주총 전 가족간 갈등이 표면화되는 걸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조 회장 측이 다른 가족들에게 일정 경영권을 보장하고 주총 전 갈등을 봉합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한진칼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조 회장의 재선임 안은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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