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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칼 경영 참여 아니라던 반도건설의 ‘변심’…“총수 일가 합심해야”
  • 기자이창훈 기자 lch@hankooki.com 승인시간승인 2020.01.13 17:31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권홍사 회장이 이끄는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보유 지분을 8.28%까지 늘려 3대 주주에 올라서면서,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의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했다. 반도건설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당초 입장마저 뒤집으면서 경영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 반도건설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향배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항공업계와 전문가들은 “한진그룹을 둘러싼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그룹 총수 일가가 합심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말 바꾼’ 반도건설, 한진칼 경영 참여…이빨 드러낸 권홍사 회장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대호개발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8.28%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건설 측은 한진칼 보유 지분을 공시하면서, 단순 투자 목적에서 경영 참가 목적으로 보유 목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반도건설은 당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돼왔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만큼, 조원태 회장 측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반도건설이 한진칼 3대 주주에 올라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과 관련해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반도건설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향배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 구조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인 조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등으로 구성돼있다. 한진칼 1대 주주인 사모펀드 그레이스홀딩스(KCGI)의 지분율은 17.29%이며, 조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는 2대 주주 델타항공의 지분율은 10%다.

  •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제공
◇“최악의 상황 땐 한진그룹 공중분해…총수 일가 합심해야”

한진칼 지분 구조를 감안하면, 반도건설의 결정에 따라 최악의 경우 한진그룹이 공중분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와 전문가들은 1위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을 지키려면, 그룹 총수 일가가 합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적 항공사를 둘러싼 초유의 위기 상황 극복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해 총수 일가의 대승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경영권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고, 1대 주주인 KCGI나 3대 주주인 반도건설 측과 손을 잡으면, 한진그룹 경영권 향배는 사실상 오리무중에 빠진다. KCGI와 반도건설이 손을 잡을 경우, 최악의 상황에는 외부 세력에 경영권을 뺏길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KCGI와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을 합하면 25.42%로, 조원태 회장, 우호 세력인 델타항공, 특수 관계인 등의 지분을 모두 더한 조 회장 측 지분율(20.67%)보다 많다. 조 전 부사장 등 나머지 총수 일가 지분율(18.27%)과 비교해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합심하지 못하면, 경영권을 외부 세력에 뺏길 수 있는 상황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경영권에 대해 합의하면, 외부 세력에 의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결된다. 그룹 총수 일가만 뜻을 모으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이 총 38.94%에 달하기 때문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경영학과)는 “반도건설이 한진칼 3대 주주에 올라 경영 참여를 공식화한 만큼, 이제는 우호 세력이 아닌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외부 세력으로 분류돼야 할 것”이라며 “반도건설이 한진칼 주총의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배도 오리무중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허 교수는 “현재 한진칼 지분 구조를 보면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합심해야만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잡음’은 있었지만, 그룹 총수 일가가 경영권 박탈의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합심해 경영권을 지키는 쪽으로 뜻을 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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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1/13 17:31:02 수정시간 : 2020/01/13 17:3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