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일성…건의사항 7개 발표해

표준건축비 현실화·공공택지 응찰 실적기준 폐지 등 요구

박재홍 제12대 대한주택건설협회 신임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주택업계에 대한 대한주택건설협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창민 기자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주택산업에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합니다."

박재홍 제12대 대한주택건설협회 신임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주택업계는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들로 주택건설경기가 위축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주택산업이 연관산업과 고용창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주택시장이 급격히 냉각되지 않고 온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7개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중소 건설사들의 목소리가 담긴 7개 건의사항에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 현실화를 비롯해 △공공택지 공급방식 개선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료율 인하 및 산정방법 개선△하자관리제도 효율성 제고 방안 마련 △주택건설공사 감리제도 개선 △민간건설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지원 개선 △임대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대상자 요건 개선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대한주택건설협회는 10여년간 인상률 5%에 그친 공공임대주택 표준건축비를 지적하며 현실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박 회장은 "2008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공공건설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 인상률은 5%에 그쳤다"라면서 "원활한 기금 지원과 주택품질 확보를 위해 표준 건축비를 최소 15% 이상 인상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 회장에 따르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와 임금·자재·장비투입 가격은 각각 20.2%, 36.3% 올랐다.

박 회장은 "표준건축비가 중요한 이유는 분환전환가격은 표준건축비에서 감가상각비를 뺀 금액을 초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표준건축비 인상은 5%에 그치면서 (건설사들은) 감가상각비 공제로 인한 손실만 계산해도 건축비 원가 손실 7.5%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회장은 공공택지 공급방식과 관련, 실적기준 폐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현행 공공택지 공급대상자 응찰자격은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이나 사용검사 실적, 시공능력, 주택건설사업등록 등 3가지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공택지 공급 시 응찰기준을 강화해 기존 300가구 이상 기준을 700가구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업신용평가등급 확인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총 7856개 가운데 700가구 이상 실적을 보유한 업체 수는 103개(1.31%)뿐"이라며 "신용등급평가까지 추가된다면 중소건설사는 사실상 응찰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이는 대형 브랜드 위주의 주택공급으로 이어져 분양가 상승과 주택 선택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라면서 "공공택지 공급 시 실적기준을 폐지하거나 부득이하게 공급기준이 필요한 경우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현행기준을 유지해달라"고 건의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임대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대상자 요건 달성이 건설사들에는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감면대상를 건설임대주택사업자와 매입임대주택사업자로 각각 구분해 다른 요건을 부여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박 회장은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취득세 감면대상자가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건설임대사업자는 토지를 사서 승인계획까지 나와야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므로 현실적으로 60일 이내 등록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임대주택사업자와 매입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을 구분해 건설임대주택사업자에게는 부동산 취득 후 60일 이내에 임대사업자 등록 규정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자 관련 소송과 관련해선 하자관리제도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재정제도'를 법제화를 건의했다. 재정 제도는 일정 기간 안에 이의·소송제기가 없으면 당사자 간 합의로 간주해 화해의 효력을 인정하는 제도다.

감리자의 부실감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주택법에 명시하는 것을 비롯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료율 30~50% 인하, 4년 이상 단기 민간건설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등도 요청했다.

한편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둔 영무건설의 대표이사인 박재홍 회장은 지난달 중순 대한주택건설협회 1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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