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 2020년부터 황 함유 환경 기준 강화
친환경 선박 LNG선 기술 앞선 국내 조선 3사 기회
LNG선·원격자율운항 등 기술 개발에도 박차
국제해사기구는 선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초강력 환경규제를 들고 나왔다. 그중 산성비를 유발하는 ‘황산화물’ 규제인 IMO 2020를 시작으로 규제에 들어간다..
IMO 2020은 선박용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유율을 기존 3.5% 미만에서 0.5% 미만으로 대폭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내년 1월1일부터 황산화물 함유율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해당 선박은 IMO 회원국 항구에 입항을 할 수 없게 된다. IMO 회원국은 174개국에 달하기 때문에 사실상 환경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선박 운항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반면 우리 조선업계에선 IMO 2020이 한국 조선업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의 'LNG 추진선' 도입이 IMO 2020을 해결할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선사들은 그동안 황 함량이 높은 벙커C유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저유황유’를 사용해야만 기존 선박을 그대로 운용할 수 있다. 저유황유는 유황분이 1% 이하의 원유를 말한다.
문제는 저유황유가 벙커C유보다 1.5~2배가량 비싸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저유황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저유황유의 가격도 규제 시점이 다가오자 2배 이상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저유황유 이외에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설치해도 기존 선박을 운용할 수 있다.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저유황유를 대신해 황산화물을 걸러주는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다. 다만 이 방법 역시 설치비용이 비싸고 초기 투자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작은 선박의 경우는 스크러버를 설치하기 어렵고, 적재공간도 손해를 보기 때문에 대형 선박만 설치가 가능하다.
결국 규제를 완벽하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은 LNG 추진선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LNG 추진선은 액화천연가스를 이용하는 선박으로 황산화물이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이 거의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선사들은 IMO 2020을 앞두고 상황에 맞는 대응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선령이 얼마 되지 않은 선박의 경우 저유황유를 사용하고 스크러버 설치를 진행하지만, 새로 투자하기 어려운 오래된 선박은 선박 수명보다 이르게 선박해체를 하고 LNG 추진선으로 신규 발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모든 선박이 LNG 추진선으로 단기간에 바뀔 수는 없지만, 친환경 선박이 점차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전 세계 선박 발주가 글로벌 경기 하강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LNG선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도 올해 글로벌 발주시장의 부진 속에서도 LNG선박은 연이어 수주하며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는 한국의 LNG선박 기술이 전세계를 선도할 만큼 앞서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 1∼11월 누계 기준 LNG운반선 43척 중 33척을 수주했다. 특히 대형선박 만을 따지면 315만CGT 중 87.9%에 달하는 277만CGT를 한국이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 기술은 우리나라 조선 3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고, 현재도 기술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다”면서 “아무도 가본적이 없는 영역으로 가는 만큼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기자신과의 싸움'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LNG선의 핵심기술인 LNG화물창 분야에서는 국내 조선 3사가 전세계 관련 기술을 이끌고 있다. 현재 LNG 화물창 기술은 현대중공업이 ‘하이멕스’, 대우조선해양이 ‘솔리더스’, 삼성중공업이 ‘KCS' 등이 있으며, 이는 모두 국내 조선 3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한편 국내 조선사들은 현재 기술 수준을 뛰어넘어 향후 업계 전반을 선도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5G 기반의 원격자율운항 선박을 개발해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황 배출 규제를 담은 IMO 2020을 넘어,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맞추기 위해 IMO 2030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