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시대를 잘못 만난 불운의 차?’.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6세대 ‘올-뉴 알티마(All-New Altima)’에 붙은 수식어다. 지난 7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조치 대상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을 때와 출시 시점이 겹친 데 따른 별명이다. 지난 10월까지 판매량도 199대에 불과하다. 월평균 50대도 팔리지 않은 셈이다.

지난달 11~12일 스칼렛 엠버 레드 색상의 신형 알티마에 올라탈 때느낌이 좋았다. 주행 구간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도봉구 도봉동을 오가는 왕복 84.96㎞.

운전하기에 앞서 전반적인 디자인은 '수려(秀麗)',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이전보다 전장(길이)과 전폭(넓이)이 각각 25㎜ 길어졌지만 전고(높이)는 25㎜ 낮아져 이전 모델보다 날렵한 느낌이었다.

특히 전면에 장착된 브이(V) 모양 그릴과 날카롭게 뻗은 헤드램프, 휀다에서 측면을 따라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 낮고 긴 부메랑 형태의 리어램프가 역동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실내는 공간성을 살린 글라이딩 윙과 수평형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눈길을 끌었다. 계기판과 대시보드의 경우 우드톤 그레이 가죽과 크롬 몰딩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세련된 이미지를 더했다.

한국닛산이 지난 7월 출시한 '올 뉴 알티마' 외관. 사진=박준영 기자
도심을 지나 자유로에 올라 서서히 속도를 높이자 시원하게 치고 나갔다. 시승차량은 2.5ℓ 4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2.5SL 테크(Tech) 모델로 최대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9kgf·m의 성능을 낸다.

주행 중 엔진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공기 저항으로 인한 풍절음, 타이어가 노면에 접촉할 때 발생하는 소음들은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였다. 가속페달을 밟아 시속 100㎞를 돌파했을 때도 흔들림 없이 달리는 등 정숙성이 뛰어났다. 연비는 리터 당 12.3㎞.

운전자보조장치(ADAS) 덕분에 주행 중 차선을 벗어나자 차량이 이를 스스로 제어했고, 차선 변경 시 다른 차량이 있으면 경고음을 내 주의도 환기시켰다. 범퍼에 설치된 레이더를 통해 앞차와 거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인텔리전트 차간거리 제어(IDC) 기능도 유용했다. 360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장착, 주차도 쉽게 할 수 있었다.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운전 중 음악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지 않아 다소 의아했다.

이는 차량에 장착된 내비게이션보다 ‘티맵(Tmap)이나 ’카카오맵(kakaomap)’ 같은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국닛산 측은 설명했다. 이에 신형 알티마를 탄다면 차량과 모바일장비를 연결, 애플의 카플레이 또는 안드로이드의 오토 기능을 활용해 내비게이션을 이용해야 한다.

한국닛산이 지난 7월 출시한 '올 뉴 알티마' 실내. 사진=박준영 기자
시승차량 외 2.5 스마트 모델은 2.5SL 테크 모델과 같은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 최대출력과 최대토크가 같다. 2.0 터보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8.7㎏·m이다.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당 12.2㎞다. 가격은 △2.5 스마트 2960만원 △2.5 SL 테크 3550만원 △2.0 터보 4140만원이다.

한·일 경제전쟁이 시작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불매운동 움직임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아직 일본 차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한 것 같다. 신형 알티마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 ‘회심의 일격’을 가하려 했던 한국닛산이 언제쯤 날개를 펼수 있을지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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