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 황상길 서울지방본부장(오른쪽)이 20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열린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파업 출정식'에서 4조2교대 인력충원, 총인건비 정상화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임금 정상화와 안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나선 20일 열차 운행률은 92.2%로 집계됐다. 반면 파업 참가율은 22.7%로 집계돼 업계에서는 노조가 파업의 동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92.2%로 집계됐다. 종류별로 KTX 92.5%, 일반열차 83.0%, 화물열차 40.8%, 수도권 98.6% 수준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노조의 파업에 대비,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 데 따른 결과다. 이날 코레일은 이용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 수도권 전철과 KTX에 내부 직원과 군 인력 등 동원할 수 있는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비상수송대책에 따라 열차를 운행했다. 대체인력을 포함한 근무 인력은 평시 대비 83.7%인 1만2049명으로 집계됐다.

파업에는 출근 대상자 1만4395명 가운데 3262명(22.7%)이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1일부터 나흘 동안 벌였던 경고성 파업에 1만여명이 참가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실제 파업 찬성률도 낮았다. 노조가 이번 파업을 위해 지난 11~13일 조합원 2만1121명 가운데 1만9194명(90.9%)이 참여, 1만1379명(59.3%)가 찬성해 파업은 가결했다. 반대는 7453표였으며, 재적 조합원 대비 찬성률은 53.9%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 10월 쟁의행위 찬반투표 찬성률(53.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및단체협약에서 △임금 정상화 △4조2교대 근무를 위한 안전인력 충원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KTX와 SRT 올해 안에 통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이를 두고 전날까지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했다.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 것은 2016년 9~12월 74일간의 장기 파업 이후 3년 만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나선 20일 오후 서울역 전광판에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는 문구가 표시돼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노조와 30여 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 어제(19일)도 열차가 멈추는 극단적인 상황을 막기 위해 교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지난달 경고파업에 이은 예고 파업이었으나, 이를 막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 간 쟁점사항인 임금 정상화, 4조2교대 근무를 위한 안전인력 충원, KTX와 SRT 올해 안에 통합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정부의 인건비 통제를 받는 공기업으로 정부 지침을 넘어선 임금 인상은 있을 수 없다”면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 속에도 지난 2년 동안 3000명을 증원, 노조의 주장처럼 4600명을 추가로 늘린다면 운영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파업을 통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관철하는 것이 아닌 안전한 철도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파업 기간 수도권 전철은 평시대비 82%, KTX는 68.9%. 화물열차는 31%로 운행하되 수출입 물량과 긴급화물을 우선 수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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