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국적 항공사들이 항공업계 성수기인 3분기에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국적 항공사들은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항공 시장 공급 과잉과 수요 정체와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 한일 간 외교 경색 등 온갖 악재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 2분기 이어 성수기 3분기도 ‘적자’…추락하는 LCC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올 3분기에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 이어 성수기인 3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영업손실 274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제주항공의 3분기 당기순손실은 3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진에어 역시 올해 3분기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진에어의 경우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이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매출액을 기록한 것과 달리, 매출액마저 19% 감소했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신규 사업 자체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도 3분기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의 3분기 당기순손실은 215억원이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인 594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99.5% 급감한 수치다.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인한 일본 노선 수익 악화에 직격탄을 맞은 에어부산은 올해 3분기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3분기 누적으로도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 ‘선방’…아시아나항공 ‘시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FSC)도 항공업계 위기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11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올해 2분기 적자에서 벗어났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별도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11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급감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당기순손실은 211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74.8% 감소한 수치지만, 항공업계 최악의 위기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5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올해 2분기에 이어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당기순손실은 2325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739억원에 달했다.

국적 항공사 관계자들은 올해 3분기 실적과 관련해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3분기 실적도 문제지만, 내년에 진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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