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대 출신 CEO 비율, 2007년 59.7%→2019년 29.4%

그래프=유니코써치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소위 명문대로 지칭되는 ‘SKY(서울·고려·연세대)’ 대학 CEO 출신 비율이 최근 10년 사이 30% 벽이 무너지면서 재계의 '탈(脫) 학벌'에 가속이 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019년 국내 1000대 기업 CEO 출신대 현황 분석’ 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00대 기업에서 대표이사 타이틀을 유지한 CEO는 모두 1328명으로, 서울대 출신은 202명(15.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101명, 7.6%), 고려대(88명, 6.6%) 순으로 여전히 SKY가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1000대 기업 내 SKY 출신 CEO는 29.4%(391명)로 10명 중 3명도 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10년 조사 당시 43.8%였을 때보다 14.4%p나 하락한 수치다. 500대 기업 대상으로 조사했던 지난 2007년 59.7%와 비교하면 30%p 이상 확 줄어든 비율이다. 재계에서 10명 중 6명이 SKY대 출신이었던 것이 지금은 3명도 되지 않은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SKY 다음으로 한양대(80명) > 성균관대(38명) > 중앙대(31명) > 한국외국어대(28명) > 인하대(27명) > 서강대(25명) > 경희대(각 22명) 순으로 CEO를 다수 배출했다.

서울·경기권을 제외한 지방대 중에서는 부산대 출신이 30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남대(23명)와 경북대(22명)도 20명 이상 배출한 CEO 사관학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조사된 1000기업 CEO 대학별 전공 현황에서 크게 눈에 띄는 대목은 ‘이공계 출신’의 돌풍이다.

지난 2010년 조사 때 이공계 출신 CEO는 43%였다. 이후 2011년 43.9%→2012년 44.4%→2013년 45.3%로 지속 증가해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51.6%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공계 CEO 전성시대를 이끈 트로이카는 일명 ‘전화기’로 불리는 3개 학과다. 전화기 학과는 전자공학(6.7%), 화학공학(5.4%), 기계공학(6.8%)을 각각 의미한다. 이외 전기공학(3%), 금속공학(2.6%), 건축공학(2.3%)을 전공한 이공계 CEO도 비교적 많은 편에 속했다.

대학에서 이공계열을 전공한 CEO가 절반을 넘어섰다는 것은 향후 기술에 밝은 엔지니어 출신 등이 재계 전면에 부각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높다.

이공계 CEO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1000대 기업에서 가장 많은 CEO가 전공한 학과는 여전히 ‘경영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조사된 경영학도 출신 CEO는 21.5%로, 5명 중 1명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과거에는 명문대 출신이 실력도 있고 인맥이 두터워 유능한 인재라는 등식이 강했지만 최근 재계는 학벌보다는 능력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로 무게중심이 크게 이동되는 추세”라며 “앞으로 능력과 실력 중심의 인재가 크게 각광받는 문화가 지금보다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조사 대상 10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액 기준(금융업 제외)이며, CEO는 반기보고서 기준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대상으로 제한해 조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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