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부진, 5년 만에 최저치

2019년 상장사 및 제조기업 현금성 자산 증감 추이. 자료=한경연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절반의 현금성 자산이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 4년 연속증가세가 꺾였고 재고는 지난해에 이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현금성 자산이 많을수록 기업이 재무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코스피 상장기업 529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 상장기업 529곳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296조9000억원에서 289조원으로 2.7% 감소했다. 제조기업만 떼어놓고 보면 210조5000억원에서 202조1000억원으로 4.0% 줄었다.

529개사 중 현금성자산이 늘어난 기업(258개사)과 줄어든 기업(271개사)의 수는 비슷했는데, 늘어난 규모는 17조6000억원에 불과한 반면 줄어든 규모는 25조5000억원으로 감소폭이 더 컸다.

현금성 자산은 대차대조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을 합친 것으로,큰 거래 비용 없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일종의 대기 투자자금을 말한다.

업종별로는 제조기업(325개사)의 현금성 자산이 210조5000억원에서 202조1000억원으로 줄면서 4년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한경연은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감소는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감소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68조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0.9% 줄어 최근 5년간 현금흐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5조7000억원) 대비 절반 이상(50.5%) 줄어들며, 2012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작년보다 40.4% 줄어들며 제조업 업황이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올 상반기 상장 회사들이 보유한 재고자산은 229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2017·2018년 재고자산 증가율은 각각 8.2%, 12.7%로 올해 상반기(6.1%)보다 높았지만, 재고자산 증가의 성격이 달랐다고 우려했다.

2017, 2018년도의 재고자산 증가는 매출 증가로 인해 늘어나는 '잘 팔리는 재고'였다면, 올해는 '안 팔린 재고'였다. 특히, 제조기업의 재고는 올 상반기에만 12조2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1년 동안의 재고증가 수준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제조기업의 재고자산회전율은 3.7회로 3년 연속 감소했다.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기간이 길어진 것, 상반기 기준 2017년 41일, 작년 44일 걸리던 것이 올해는 49일로 길어진 것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 상반기 기업들의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성 자산이 감소하고 재고가 급증하게 됐다"면서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경제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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