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기념일 하루 앞두고 긴급 경영현황 설명회 개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사진=한국지엠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창립기념일(10월17일)을 하루 앞두고 긴급 경영현황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노동조합 측이 ‘교섭 중단’을 선언한 지 6일 만이다. 카젬 사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카젬 사장은 16일 오전 인천 부평 본사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긴급 경영현황 설명회를 열고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미래가 좌우된다”면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 비용을 늘리게 되면 경쟁력 있는 입지를 구축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사측과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노조를 향한 발언이다.

노조는 지난해 구조조정 등으로 조합원들이 고통을 분담한 만큼, 올해 임금 인상이 추진돼야 한다며 요구안에 △기본급 12만3526원(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담았다. 인천 부평2공장, 부평 엔진공장, 창원공장 등에 대한 장기적인 운영 계획도 포함했다.

이 같은 안을 들고 노조는 사측과 10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 지난 11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또 파업을 포함한 모든 투쟁 행위도 중단, 내년에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교섭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 집행부의 임기는 오는 12월31일까지다. 차기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 기간은 현 집행부 임기 45일 전인 다음달 17일부터다.

올해 임금협상 교섭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겪는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지난 8월20일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노조 제공
카젬 사장은 “교섭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바우처(상품권) 등 제시안을 내놓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파업이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노조의 요구안과 파업에 대한 주주와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가 밝혔다.

또한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는 고객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신뢰를 구축,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경쟁력 있는 생산자’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지엠의 미래는 낙관적”이라면서 “회사가 신뢰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올해 3분기(1~9월)까지 내수와 수출에서 30만8933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34만1349대)대비 9.5%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내수에서는 전년 동기(6만6322대) 대비 18.7%가 줄어든 5만3934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사갈등으로 인한 파업 등이 소비자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노사가 합의점을 찾아 하루빨리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힘쓰지 않으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 내수 판매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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