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LH 사장이 LH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새로운 미래 10년의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H 제공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2009년 10월 1일 국내 주택·택지 조성의 양대산맥이던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LH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통합된 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당시 정부는 공기업선진화 방안의 핵심과제로 양 공사의 통합을 추진했지만 통합 찬반을 두고 많은 갈등과 우려가 있었다. 특히, 대규모 국책사업들이 양 공사에 의해 경쟁적으로 추진되면서 악화됐던 재무구조가 통합으로 인해 더욱 가중되는 것은 아닐지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LH통합 출범 10년이 지난 현재, 양 기관의 통합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공기업 혁신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적 악화의 우려를 깨끗이 씻고 시너지효과까지 내면서 명실상부한 알짜배기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LH는 단순히 재무불안을 해소한 것을 뛰어 넘어 ‘국민 주거권 보장’을 양적·질적으로 확장시키고 한국형 스마트시티와 첨단산단을 해외에 수출하며 국가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내는 ‘든든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변창흠 LH 사장은 최근 "LH의 지난 10년은 임직원들의 헌신과 국민들의 성원이 어우러진 결실"이라고 전제하고 “인구·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수요자의 요구가 한층 다양해짐에 따라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그저 열심히, 많이, 빠르게 하는 정도로는 국민의 기대에 점점 부응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변사장은 이어 “이같은 점을 감안해 혁신과 실행, 신뢰와 협업, 공감과 감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또다른 10년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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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조원 이자 부채 감축…3대 국제신용등급 AA등급 이상 획득

LH 10년 역사에 가장 손에 꼽을 만한 성과로는 단연 부채 감축을 꼽을 수 있다.

출범 이후 과도한 사업규모와 늘어나는 부채로 인해 하루 이자만 100억원이 넘을 정도여서 ‘부채공룡’의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하지만 LH 전체 임직원의 총력판매, 효율성 제고, 사업시기 조정 등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 끝에 2013년 최고 106조원까지 늘었던 이자부담부채를 2018년말 기준으로 무려 37조원을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100조원을 훌쩍 넘던 부채 규모를 69조원대로 떨어드린 것이다.

LH의 노력이 경영혁신 성공으로 평가받자 시장은 바로 화답했다. 2016년 국제신용평가기관 S&P는 LH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조정했다. 이로써 LH는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Moody's, S&P, Fitch) 모두로부터 'AA'등급을 받게 되면서 대한민국 정부와 동급의 신용평가를 받게 됐다.

이러한 재무건전성을 토대로 LH는 지난해 국가 등 극히 일부 우량기관만이 가능한 ‘50년 만기 초장기채권’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사회적 가치 실현기업 국제인증 취득을 통해 소셜본드 적격 발행사 자격을 확보해 글로벌 사회책임투자펀드 등으로 총 2920억원의 소셜본드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LH의 적극적 행보는 '성공 도미노'를 예감케하고 있다.

임대주택 관리 물량 두배 확대…‘행복 플랫폼’ 구축

LH는 지난 10년간 총 63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임대주택 관리물량도 51만가구에서 112만가구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LH는 이 임대주택들을 단순한 임대자산이 아닌 '행복 플랫폼'으로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키려는 총력전을 펴고 있다.

LH는 주거복지 비전을 ‘집과 사람 사이 행복 플랫폼’으로 설정하면서 임대주택을 기반으로 일자리 제공, 육아, 노인돌봄 등 28종의 주거생활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LH는 71곳의 마이홈센터를 확충해 공공주택의 양적 확대를 넘어 입주민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

아울러 LH는 기존의 주택기반 복지 영역을 넘어 주거급여 사업 및 자가가구 개보수 사업을 새로 수임해, 총 385만가구의 주택조사와 7만호의 주택개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에 145개 도시 조성…품질 혁신도 지속

LH는 도시조성 사업에도 박차를 가해 총 49개 지구, 44만가구 규모의 신규택지를 발굴해 위례, 동탄, 평택 등 11개 2기 신도시를 포함해 전국에 145개의 도시를 조성했다.

또한 LH는 30개 지구의 스마트시티 기반 구축과 세종 5-1 스마트 국가시범도시 추진 등을 통해 공간정보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국토환경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LH는 환경변화와 재난 대응을 위한 제로에너지 주택, 스마트홈, 안심주택 등 신기술 적용과 품질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균형발전·도시재생 사업 힘써…새 업무영역 개척도

LH는 행정기능의 분산과 지방의 자립적 발전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도 참여했다. 현재 세종시에는 중앙행정기관 42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15개가 이전을 완료했다.

또한 LH는 지역균형발전의 거점인 전국 9개 혁신도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총 20곳의 산업단지를 준공함으로써 7만4000개의 일자리와 연간 40조원의 생산을 창출하는 경제기반을 구축해 왔다.

특히 LH는 쇠퇴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주거환경정비 및 재개발사업을 통해 19개 지구에 3만4000가구의 주택을 도심 내에 공급하고, 가로주택, 빈집정비(25개 지구, 4000가구) 등을 통해 도심 주거환경 개선에 앞장섰다. 2017~2019년 상반기까지 정부가 선정한 도시재생뉴딜사업 후보지 189곳 중 40%가 넘는 82곳에 참여해 정부정책 수행에도 힘쓰고 있다.

이외에도 LH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및 관련 법률의 개정에 따라, 주택 외 다양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지원건축물의 건설·공급·관리도 가능하게 됐다. 또한 기존의 단독수행 위주의 사업구조를 벗어나, 민간공동사업, 패키지형 사업, 각종 리츠사업 등 민간자본을 활용한 사업다각화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사업 본격화로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

지난달 4일 LH는 미얀마 양곤에서 문대통령의 참석하에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Korea-Myanmar Industrial Complex Launching Ceremony)’을 개최했다.

이번 한-미얀마 경협산단은 그동안 LH가 추진해 온 해외 투자 및 개발사업 중 MOU와 MOA를 넘어 실제 투자가 결정되고 합작회사 설립까지 진행된 최초의 사업이다.

그간 34건의 개발컨설팅사업에 참여해 해외 투자사업의 수행기반을 마련해 온 LH는 2017년부터 쿠웨이트에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수립 등의 용역을 수행해 올해 초에는 예비사업약정을 체결했으며, 인도와 볼리비아 등에서도 착실하게 스마트시티 수출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해외사업은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내는 일이자 해당 국가와의 경제·문화 교류를 통해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외교활동으로 볼 수도 있다.

공기업 중 도로나 가스, 철도로 해외에 진출하는 곳이 있지만, LH가 추진하는 산업단지 조성, 도시개발, 주택건설 등은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만드는 복합사업이다. 따라서 해당 국가의 발전에 LH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더욱 의미가 크고 계속사업으로서의 가치가 크다는 것이 LH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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