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정부가 일본 노선 수익 악화와 관련, 외교적 해법 찾아야"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들. 사진=각 사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풍전등화에 처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적 LCC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스타항공의 경우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항공업계와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일부 국적 LCC들은 이번 사태로 극단적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며 “정부가 일본 노선 수익 악화와 관련해 외교적으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지난 16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오늘(16일)부로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위기 극복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당사는 대내외 항공 시장 여건 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있다”며 “현재까지 누적 적자만 수백억원으로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회사의 존립이 심각히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사장은 “위기 극복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고통이 수반된다”며 “고통분담에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임원들이 가장 먼저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회사 차원의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에 직원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길 당부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단계별로 위기 극복 방안(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한다. TF팀을 중심으로 상황별·분야별로 준비된 대응 방안을 전사적으로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또한 9월 초부터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무급 휴직 기간은 10월부터 12월까지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보잉737 맥스(MAX) 8 운항 중단과 일본 노선 수요 감소 등으로 일부 직원들의 인력 운용에 여유가 생겨 무급휴직을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적 LCC들은 “일본 노선 수익 악화가 사실상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번 사태가 지속될 경우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일부 LCC들은 버터지 못하고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국적 LCC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지난 1~2년간 꾸준히 수익을 올린 LCC와 비교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비교적 최근에 수익을 내기 시작한 LCC들은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떨어진다”며 “일부 LCC들의 경우 이번 위기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LCC 관계자는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도 일본 노선 수익 악화로 직격탄 맞은 것으로 안다”며 “내년까지 위기 상황이 이어진다면 국적 LCC들의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되는 등 항공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적 대형항공사(FSC)와 비교해 국적 LCC들은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번 위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업계와 달리 항공업계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수익 악화로 직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일본 노선 수익 악화로 국적 항공사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가 일본 노선 수익 악화와 관련해 외교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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