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열풍의 이면... "재고 리스크와 수급 예측 어려워"

사진=롯데홈쇼핑 홈페이지 캡쳐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마트와 편의점의 자체 개발 브랜드(PB)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자 최근 성장이 주춤한 홈쇼핑 업계도 PB에서 동력을 찾고 있다.

PB는 유통업체가 기획부터 개발에 직접 참여한 제품 라인을 뜻한다. 업계에 따르면 내수 침체와 각종 규제, 경쟁 심화로 부진을 겪고 있는 홈쇼핑 업체들도 PB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꽤 준수한 성적을 얻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자체브랜드 ‘피델리아‘를 시작으로 현재 다양한 PB 브랜드를 거느린 CJ오쇼핑의 경우 지난해 PB 부문 주문금액이 2930억원에 달했다. 패션 부문에서 2557억원, 리빙과 식품 등의 부문에서도 약 400억원의 실적을 냈다. 대표적인 PB브랜드인 패션 브랜드 엣지(A+G)는 1517억원의 주문금액을 기록했다. 식품 브랜드 `오하루 자연가득`를 출시해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도 패션 PB 브랜드 `밀라노스토리` 등 지난해 패션 분야 매출의 34%를 PB 브랜드가 담당했다. 현대홈쇼핑은 2017년 상반기 국내 홈쇼핑 업계 최초로 가전제품 자체 브랜드 ‘오로타’를 론칭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도 자체 패션 브랜드 'LBL(Life Better Life)'이 출시 2년 만에 누적 주문금액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GS 홈쇼핑은 2012 년 ‘쏘울(SO,WOOL)’이라는 국내 천연 울 브랜드를 내놓은 이후, 지난해 패션 PB ‘SJ와니’가 인기 상품 1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식품전문 채널인 NS홈쇼핑은 특기를 살려 ‘안심경기미’, 메밀면 ‘순수담은’ 등을 출시했고 홈앤쇼핑도 '엘렌느'와 '슬로우어반' 등 패션 PB를 선보였다.

홈쇼핑 업계가 PB에 열을 올리는 것은 업계의 저성장 기조 때문이다. 1990년대 등장한 국내 홈쇼핑 시장은 약 20여년 동안 지속적 성장을 해왔으나 2010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는 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홈쇼핑 7개사가 운영 중이나 2016년 기준 7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8%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국내 홈쇼핑 산업은 방송법에 의해 규제를 받는 산업인데다 유통업체의 경계 소멸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산업 자체의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런 맥락에서 PB상품은 제품 차별화 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수수료만을 받는 머천다이징(MD) 상품보다 월등히 낫다. 자체 제작 상품의 매출이 증가하면 영업이익까지 높아진다.

다만 PB 상품은 재고도 유통업체인 홈쇼핑업체가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PB상품의 경우 팔리지 않으면 재고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최소 1년 전에 기획을 하고 3~4개월 전에 제조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수급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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