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 전문가 시각은

서울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9·13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꼽았다.

또한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우려에 추석 이후에도 청약시장의 과열 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시행 시점이 불확실한 안갯속 상황이 이어지면 제도 도입 전 분양을 끝내려는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더욱 확대되고,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 건설사 ‘밀어내기 분양’ 지속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이후 청약 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여 왔다.

정부 발표 이후 첫 분양단지였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3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대우건설 시공)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무려 203.8 대 1을 기록했다. 또한 송파구 거여동 거여마천뉴타운 2-1구역 재개발구역 일대에 들어서는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롯데건설 시공)도 52.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 감소우려에 이같은 청약 열기가 추석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는 "향후 서울 내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여전한 인식"이라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건축 등을 통한 서울 신규 공급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 건설사들이 앞다퉈 내놓는 많은 분양 물량이 맞물려 청약수요가 계속해서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 공급 물량이 줄고, 이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약 가점이 낮은 사람들이 당첨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시장 기저에 깔려 있다"면서 "건설사들도 분양시기를 신중히 검토해왔던 주요 분양 물량을 서둘러 내놓고 있는 만큼, 추석 이후에도 청약 열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일정 미뤄져도 결국 분양가 상한제 시행"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대한 정부 내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현재 상황도 추석 이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10월 시행 방침을 밝힌 국토교통부와 달리,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여건과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행을 결정하자"고 밝히면서 10월 시행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다만 국토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도입 시점에 다소 늦춰질 순 있지만 "결국 도입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앞서 국토부는 "결국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결정하는 것은 어느 한 부처의 의견이 아니라 집값"이라며 "아파트 가격이 계속 불안하다면 당연히 정부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실제로 상한제를 적용하는 쪽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행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제도 시행 전 최대한 많은 분양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려는 건설사들에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언제될 지 모르는 상황이 건설사들의 분양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라면서 "10월 전 분양이 어려웠던 주요지역에서의 분양도 더욱 서두르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일 팀장은 "지난 8월 발표 이후 두달만인 10에 시행한다고 했을 때 건설사 입장에서는 촉박한 시간 안에 분양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10월 이후로 시행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 하반기 서울 분양물량이 예년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추석 이후 10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이미 4만6785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8484가구)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시행 시점이 불명확한 상황이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불명확한 시행 시점이 시장에 변수로 작용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제 도입이 늦춰지거나 도입 여부가 불투명해지면 주춤했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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