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日수입차 5개 업체 2674대 판매…전년比 32.2% 감소

토요타(왼쪽부터), 혼다, 닛산 로고. 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지난달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 렉서스, 토요타,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5개 일본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량은 2674대로 전년 동월(3946대) 대비 32.2% 감소했다.

브랜드 별로 보면 토요타는 865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9% 줄었고, 혼다 역시 전년 동월대비 33.9% 감소한 468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닛산은 228대, 인피니티는 131대를 팔아 전년 동월대비 각각 35.0%, 19.6%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렉서스만 전년보다 32.5% 증가한 982대를 팔았지만, 전월보다는 25%가량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내 일본 브랜드의 비중도 6월 20.4%에서 7월 13.7%로 낮아졌다.

이처럼 일본 브랜드의 판매가 급감한 것은 지난달 1일 일본 정부가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3개 원자재 품목에 대한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다. 실제 일본차 업체는 올 상반기(1~6월)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2만3482대를 팔았다. 지난 6월에도 전년 동기(3372대) 대비 17.0% 증가한 3946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보복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었다.

당초 일본차 업계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불매운동이 판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일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이전에도 있었지만,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기존 계약자들이 계약 해지 등의 의사를 밝히는 등 불매운동의 파장이 확산, 판매가 급감하면서 일본차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일본차 딜러는 “불매운동의 분위기 때문인지 지난달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한 고객이 상당수 있었다”면서 “될 수 있으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디젤게이트’ 당시 할인 폭이 커지면서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면서 “국민 정서를 고려했을 때 단순 차량 가격을 낮추는 방법만으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긴 힘들 것으로 보이고, 일본차 업체들도 수익성 확보와 재고 조절을 위한 물량 감축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 상품에 대한 국민적 정서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 갈등이 풀어지지 않는 이상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고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일본차의 판매 하락은 벤츠 등 유럽 브랜드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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