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제외 방침에 대응해 대일 의존도가 높은 159개 품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일본과의 ‘경제 전면전’에 철저히 대비한다. 이들 품목이 특히 대일 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조치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대일의존도, 수입액 등 계량적 기준과 함께 업계 및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159개의 품목을 추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통제 가능 품목 1194개 품목 중 1120개가 전략물자이고, 74개가 캐치올(Catch all·상황허가)에 해당하는 비(非)전략물자다.

전략물자 1120개 가운데 백색국가 제외와 무관하게 현재도 ‘건별 허가제’를 적용받는 군사용 민감물자는 263개다.

이를 제외하면 857개 품목이 남는데, 이는 495개 품목으로 통합이 가능하다. 예컨대 ‘가스 레이저 발진기’, ‘고체 레이저 발진기’ 등 비슷한 품목 14개를 ‘레이저 발진기’로 통합하는 식이다.

품목 자체가 단순히 ‘개별 품목’으로 분류되거나 관련된 기술규격, 기술 등으로 돼 있어 비슷한 것끼리 묶는 그루핑(Grouping)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통합한 495개 품목 중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일본에서 생산하지 않는 등 수출통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품목과 국내 사용량이 소량인 품목, 수입 대체가 가능한 품목 등을 제외하면 159개가 남는다.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따른 산업별 영향과 관련, 대부분 업종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할 경우 그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부 품목의 생산 차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당장 패닉에 빠질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이 앞으로 우리 산업에 중요한 품목의 수출 허가를 질질 끌면서 입맛대로 수출 제한을 가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게 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증폭된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정부는 대부분 업종이 골고루 159개 품목에 들어가 있는 만큼 일본이 이들 품목의 수출을 제한할 경우를 상정해 사실상 경제 전면전에 대비하면서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마찬가지로 빼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에 대한 수출품목 가운데 어떤 것을 통제 대상으로 하고, 절차는 어떻게 할지 등을 검토해서 조만간 발표할 방침이다.

정부는 오는 5일 대규모 투자 및 연구개발(R&D) 혁신 등을 담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특히 백색국가 제외로 인한 159개 관리대상 품목 가운데 100개 품목은 따로 선정해 2일 통과된 추경예산과 내년 예산을 적극 활용해 집중적으로 기술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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