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홀딩스, 오는 26일 주주총회 개최

신 전 부회장, 본인의 이사직 복귀만 안건 올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일본 롯데홀딩스가 오는 26일 주주총회 개최한다. 롯데가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주총 때마다 동생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의 해임안을 올려왔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본인의 롯데홀딩스 이사직 복귀 안건만을 제안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에 대해 신 회장과의 화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계는 경영 복귀를 위한 전초전 성격으로 분석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오는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임안 안건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 안건으로 ‘본인(신동주)의 이사 선임 건’ 만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롯데그룹 전체를 위해 신 회장과 과거 응어리를 풀고 향후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안정화를 실현하자는 화해의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이 올 1월 신 회장을 설 가족 모임에 초대하고, 지난달에는 대법원에 신 회장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SDJ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는 신동빈 회장이 올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2년 임기 만료로 재선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임안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나 2015년부터 5차례에 걸쳐 신 전 부회장이 본인을 이사로 선임하고 신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안건을 제출했지만, 매번 표 대결 패했다. 최근에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졌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표로서 일본 롯데를 경영하고,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만 맡아 각각 경영하고자 하고자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신 전 부회장의 이사직 복귀가 필수적이다. 오히려 신 회장의 신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1대 주주인 광윤사(28.1%)의 지분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고 신동빈 회장 지분은 4%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영진 중심의 종업원지주회(27.8%)와 관계사(20.1%) 등은 신동빈 회장을 전폭 지지를 보내고 있다.

신 회장은 작년 2월 법정구속 된 후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직을 사임했다. 그러나 10월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난 후 지난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 복귀하며 주주들의 두터움 신임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가족 간 얘기나 탄원서 제출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동기가 순수하다고 볼 수 없다"며 "신 회장의 해임안 역시 성립이 안 된다. 결국 신 전 부회장의 경영복귀를 위한 시도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의 행태를 보면 가족 간 화해의 의미로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을 뺐으니 본인을 롯데홀딩스 이사로 받아들여 주라고 해석된다”며 “이는 주주들과 임직원에 대한 모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 선임은 주주와 임직원이 경영 능력에 따라 판단할 일”이라며 “신 전 부회장이 롯데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를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