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사, LNG 운반선 발주 등으로 5월 수주 세계1위 달성

"LNG선 건조기술 등 앞선 기술력으로 당분간 경쟁국 압도할 것"

강화되는 환경규제 속 LNG추진선 시장도 한국 조선업 호재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지난달 한국 조선업계가 전세계 선박 발주량의 60%를 수주하며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34척 발주 중 16척을 수주하며 중국(8척)과 일본(3척) 등 경쟁국을 크게 제쳤다. 최근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선박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 한국 조선사들은 전세계 선박 발주량 106만CGT(34척) 중 64만CGT(16척) 60%를 수주했다. 올해 5월까지 선박 누계발주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지만, 한국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LNG 운반선의 발주는 계속 이어졌다.

업계에선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는 지금 추세라면 한국이 LNG 운반선 등 초대형 선박의 앞선 기술력으로 당분간 경쟁국을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원은 '회복 조짐 조선산업, 한국에 보다 유리하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LNG 운반선과 초대형 선박과 관련해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보다 압도적인 수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은 수천 척의 선박을 건조,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해 선사들의 다양한 요구 수용 및 납기 준수가 가능하다”면서 “한국과 중국의 선박 건조 기술 격차는 약 5.2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운반선 10척과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1척 등 총 11척 약 30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삼성중공업의 수주 목표 78억달러의 38%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LPG 추진선 개발에도 몰두, 최근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개발에 성공했다. 이 선박은 삼성중공업의 독자 기술인 LNG 연료공급시스템 'S-Fugas'와 연료절감장치 '세이버 에어(SAVER Air)' 등이 적용된 고효율·친환경 선박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LNG 연료추진 기술을 적용한 11만3000톤급 LNG 연료추진 유조선 2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운항비 절감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친환경 선박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국산화를 통한 원가절감으로 수주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올해 총 5척의 LNG운반선을 포함, 25억 달러 어치를 수주해 올해 목표(159억 달러)의 15.7%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21% 높여잡았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는 전 세계에서 발주된 77척의 LNG선 중 80%에 육박하는 61척을 수주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시행하는 세계 모든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도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은 물론 우리 정부까지 친환경 선박 수주에 국내 조선업의 미래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O의 황산화물 배출규제는 선박 연료에 포함된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규제 기준이 항만업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폭 강화되자 친환경선박인 LNG 추진선이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 LNG선박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여왔다. 이미 국내 조선사들은 전세계 LNG 추진선 발주의 80% 이상을 수주할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정부도 LNG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에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LNG추진선 및 LNG선 화물창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고, 이같은 사업을 추진할 692억원 규모의 2019년 추경안을 편성했다. 정부는 이번 지원을 통해 중소조선사 및 기자재업체의 친환경 역량을 강화시켜 점차 커지는 친환경 선박시장에서 수주경쟁력을 갖추게 하겠다는 것이다.

선박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경규제 등의 영향으로 LNG 관련 선박에 대한 발주 협의가 많다”면서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LNG 운반선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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