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면허를 발급받은 지 12일 100일을 맞은 가운데, 이들 3사가 항공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LCC 업계에서는 “이들 3개사 모두가 운항증명(AOC)을 취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많다. 일각에서는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최근 대표 변경 등의 문제로 국토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AOC 취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어프레미이가 변경 면허 신청을 하면서 AOC 취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항공 시장의 경쟁 심화와 대외적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신규 LCC들이 차별화 전략과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인바운드 관광객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플라이강원 항공기. 사진=플라이강원 제공
◇일찌감치 운항증명 신청한 플라이강원…“중국 운수권 노린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지난 4월 국토부에 AOC를 신청하고, 현재 서류 심사를 받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이번 주에 각종 운항에 필요한 교범 등에 대해 국토부 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플라이강원은 국토부의 AOC 서류 심사와 현장 심사 등을 거쳐 올해 9월쯤에 AOC를 취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어 오는 10월에 국내선 운항을 시작으로 이후 대만, 동남아, 일본 등의 순으로 국제선에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계획대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운항하면 내년 3월쯤에 이착륙 횟수가 1000회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착륙 횟수가 1000회를 넘으면 중국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데, 내년 4월쯤 국토부의 중국 운수권 배분에 참여해 중국 노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신규 LCC 3사 가운데 플라이강원의 AOC 취득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라이강원은 강원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3수 끝에 면허를 발급받아 사업 계획 등도 탄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규 LCC 3사 가운데 플라이강원이 가장 먼저 AOC를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토부는 지난 3월 신규 LCC 3곳에 면허를 발급하고 △1년 내 AOC 신청 △2년 내 취항 노선 허가 △3년 이상 거점 공항 유지 등의 조건을 걸었다. 국토부는 △최소 자본금 150억원 유지 △대표이사 교체 △상호 및 사업 소재지 변경 등을 중점 점검 사항으로 제시하고, 제출한 사업 계획을 어길 경우 면허 취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

에어로케이 항공기.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에어로케이, 7~8월 운항증명 신청…“내년 3월 첫 항공기 띄울 것

면허 발급 이후 국토부에 대표 변경 신청 의사를 타진해 내홍을 겪은 에어로케이는 현재 강병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기로 협의한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에어로케이 내부 협의가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는 의견도 있지만, 에어로케이 측은 “대표 변경 문제는 이미 마무리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3월 국토부로부터 면허를 발급받은 이후 최대주주 측이 국토부에 대표 변경을 문의했으나 반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표 선임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에어로케이 측은 “국토부에 대표 변경 문의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국토부에서 부정적이라고 해서 강병호 대표 체제로 가는 것으로 정리가 끝났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는 현재 AOC 신청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7~8월에 국토부에 AOC를 신청할 계획이다. 에어로케이 측은 계획대로 AOC를 취득하면 내년 3월쯤에 첫 항공기를 띄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첫 국제선은 일본이 될 것이고, 이후 중국, 대만, 베트남 등의 순으로 국제선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청주 출발 국내선은 제주 노선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 제주에 좋은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없어서 국제선 중심으로 운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에어로케이는 올해 항공기 한 대를 들여와 AOC를 신청하고, 내년에 항공기 3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연간 항공기 3~4대를 꾸준히 들여오겠다는 게 에어로케이 측의 목표다.

에어프레미아 항공기. 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난기류 만난 에어프레미아…“AOC 취득 쉽지 않을 듯”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김종철 대표가 사임하면서, 국토부에 변경 면허를 신청해야 하는 처지다. 에어프레미아는 김세영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11일 임사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세영 전 상무를 대표로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김세영 전 상무를 임시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의 변경 면허 신청을 국토부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에어프레미아가 면허를 발급받은 지 약 3개월 만에 심주엽 대표 선임, 김종철 대표 사임, 김세영 전 상무 신규 대표 선임 등 경영진 교체 과정을 겪은 만큼, 국토부가 쉽사리 변경 면허 신청을 승인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해보인다.

국적 LCC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가 대표 교체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국토부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얘기가 나돈다”며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고, 조종사 인력 확보 등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국토부가 변경 면허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어프레미아 측은 “변경 면허 신청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AOC는 내년 1월 말쯤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프레미아 측은 현재 항공기 3대를 주문한 상황이며, 내년 9월에 항공기를 띄운다는 목표다. 에어프레미아는 호찌민, 홍콩, 일본 등의 순으로 국제선에 취항할 방침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에어프레미아는 대표자 변경으로 국토부에 사업 면허를 다시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의 경우 AOC 취득보다 본격적으로 항공기를 운용한 이후에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허희영 교수는 “국내 경기 안팎으로 여건이 좋지 않아, 국내 항공 시장의 대외적인 상황이 만만치 않다”며 “기존 LCC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차별화 전략이나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인바운드 관광객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신규 LCC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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