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배구조 어떻게 개선하고 신사업 만들 것인지 모습 보여야"

23일 한진·CJ·부영·LS·대림 등 10대 이하 15개 그룹 CEO와 간담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지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20일 KBS 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한 김상조 위원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에 대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법원의 공정한 재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 등을 지켜보며 삼성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로 어떤 새로운 사업을 만들 것인지 좀 더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국민에게 설명하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년 이상 시민운동을 하면서 지켜보니 법률적 위험 관리에만 매몰된 그룹은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고, 거기에만 머무르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것이었다"며 "최고 의사 결정자가 지배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인텔 창업자인 앤디 그로브는 자서전에서 '성공은 자만을 낳고, 자만은 실패를 낳는다'라고 했다"며 "새로운 삼성을 만드는 것은 결국 이 부회장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위원장은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동일인 지정을 현실과 좀 더 부합하도록 개선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재계 의견 등을 수렴해서 좀 더 현실과 맞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재벌개혁의 의지가 후퇴했다는 일부 진보진영의 주장에 대해서는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는 흔들림 없지만 그 방법은 과거가 아닌 지금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며 "진보진영이 과거의 기억에 너무 머물러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상조 위원장은 오는 23일 10대 이하 그룹 전문경영인(CEO)들과 만나 업계의 애로를 청취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당부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김상조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계 11~34위 그룹 가운데 15개 그룹의 CEO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담회 대상 그룹은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집단 11~34위 그룹 중에서 금융전업그룹(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보험)과 총수가 없는 집단(KT, 에쓰오일, 대우조선해양, KT&G), 앞서 간담회를 한 그룹(신세계, 두산)을 제외한 15개 그룹이다.

자산 순으로는 한진, CJ, 부영, LS, 대림, 현대백화점, 효성, 영풍, 하림, 금호아시아나, 코오롱, OCI, 카카오, HDC, KCC그룹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017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4대, 5대, 10대 그룹의 전문경영인과 3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을 설명하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총수일가 사익편취 해소에 나서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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