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사과문 내고 관련 사업장 폐쇄

한화케미칼 “검찰 조사에서 소명하겠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전남 여수 산업단지 사업장들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와 담합해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LG화학, 한화케미칼 측이 공식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신대표는 이어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 조치를 취해 현재는 법적 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신 대표는 "지역주민과 관계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건강 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제가 된 공장은 여수산업단지 내에 있는 LG화학 여수화치공장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PVC페이스트 생산공장을 영구 폐쇄한다.

한화케미칼도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내고 머리를 숙였다.

한화케미칼 측은 "이번 사건이 당사 사업장에서도 발생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다만 적시된 공모 부분에 대해 담당자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공모에 대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피의자로 지목된 담당자에 대한 자체 조사는 물론 조사 기관에서 2회에 걸쳐 소환 조사를 했지만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환경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올해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대기 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 결과와 전국 일제 점검 등을 통해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다음 달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 사진=연합뉴스
이날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을 포함한 전남 여수 산업단지 사업장들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와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전남 지역의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여수 산업단지 지역 4곳의 조작 사실을 확인했다. 이 4곳은 측정을 의뢰한 235곳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 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측정하지도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했다.

문제가 된 측정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을 포함한 23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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