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막을 제대적 장치 모두 마련…아시아나항공 자회사까지 일괄매각 바람직”
박삼구 회장이 우호적 인수자를 내세워 일단 아시나아항공을 매각하고 산은 등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 후, 다시 아시아나항공을 재인수 할 수 있다는 염려에 대해 이동걸 회장이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모두 마련돼 있다고 자신한 것이다.
이날 일부 취재진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진성매각'으로 진행되지 않고, 박삼구 전 회장의 복귀를 위한 '가성매각'이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매각 과정에서 산은 등 채권단이 개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이동걸 회장에게 묻자 그는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누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주체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은 너무 앞서나갔다. 가성매각 또는 파킹에 이용되고자 하는 인수기업이 있을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동걸 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가성매각을 막기 위한)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SK, 한화 등) 여러 인수 후보자들이 거론되는데, 그 분들이 왜 박삼구 회장의 앞잡이가 되겠나? 쓸데 없는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 회장은 "자회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한 구도에서 만든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래서 가능하면 일괄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적정 인수가와 관련, 일각에서 재기되는 '7조원 부채'는 부풀려진 수치라고 답했다.
이동걸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3조6000억∼3조7000억원 수준으로, 이마저도 인수자가 모두 갚아야 할 필요가 없다”며 “모든 금액을 인수자가 다 변제를 해야 하는 것이기 아니기 때문에, 실제 소요되는 비용은 그것의 3분의 1, 4분의 1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금호산업의) 구주 매각에 신주 발행을 통한 (인수자의) 유상증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신규 인수자금은 회사의 경영정상화로 들어간다"며 "상당액이 회사로 다시 유입되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도 줄어든다"고 부연했다.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의 조건으로 5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한데 대해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안정을 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준의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25일 전에 채권단의 자금지원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시장에 신뢰를 더 주기 위해 시간을 늦출 필요가 없다. 속도를 내겠다"며 "4월 25일 전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금지원에 이어 산은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의 MOU를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다시 맺는고, 다음으로 금호 측이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공개매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추후 일정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매각은 한 두달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최소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