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쏘나타' 이어 소형 SUV '코나' LPG 모델 준비

LPG 신차 속속 출시…전문가들 "급속도로 수요 늘지 않을 것"

미세먼지 관련 3개 법 개정에 따라 26일부터 일반인들도 LPG 차량을 신규ㆍ변경ㆍ이전 등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진은 25일 서울 시내 한 LPG 충전소.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미세먼지가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의 구매 제한 빗장을 열었다. 1982년 이후 37년 만으로, 오는 26일부터 누구나 LPG 차량을 살 수 있다. 가솔린·디젤차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연료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업계도 신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PG 차량 출시를 계획한 완성차 업체는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등 3개사다.

현대차는 주력 세단인 8세대 쏘나타에 LPG 모델을 추가했다. 라인업 보강 차원에서 소형 SUV 코나의 LPG 모델 출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지난 12일 LPG 모델을 포함한 2020년형 K5를 출시했다. 경차 모닝을 비롯해 K5, K7, 봉고의 LPG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단종된 RV 카렌스의 후속모델에도 LPG차량을 추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은 기존 SM6와 SM7외에도 LPG를 연료로 쓰는 SUV ‘QM6’를 내놓을 예정이다. 쌍용차는 LPG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진 않다. 하지만 관련 업체와 협업, 티볼리 가솔린 엔진에 LPG 연료 시스템을 별도 탑재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LPG 차량 대수는 203만5403대로 집계됐다. 정부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을 26일 공포·시행하는만큼 오는 2030년까지 LPG 차량 대수가 최대 330만대 수준까지 늘어나리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료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에도 불구, 가솔린차와 디젤차 대비 상대적으로 좁은 ‘소비자의 선택 폭’과 부족한 인프라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LPG 차량은 현대차의 아반떼·쏘나타·그랜저·스타렉스, 기아차의 모닝·레이·K5·K7·봉고3, 르노삼성의 SM5·SM6·SM7, 한국지엠의 다마스·라보 등 14종에 불과하다. 올해 나오는 신차를 더해도 20종이 넘지 않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PG 차량은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이 완전한 무공해 자동차로 가기 이전의 과도기적 모델로, 보급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현대·기아차와 같은 완성차 브랜드에서 최근 인기를 끄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다양한 차종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달 기준 전국 주유소는 1만1540곳이지만 LPG 충전소는 1948곳에 불과하다. 서울로 범위를 좁히면 LPG 충전소는 77개, 주유소 501개다.

주유소와 비교해 LPG 충전소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충전소 설치 규제가 상대적으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LPG 충전소(10톤 이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거리나 건물에서 24m 이상 떨어져야 한다. 충전소와 안전거리가 일본(17m)보다는 7m, 미국과 영국(15m)보다는 9m 더 긴 셈이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보급이 확산되기 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충전소는 법적인 문제와 민원 등의 벽에 부딪혀 설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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