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서신 발송

"바람직하지 못한 경영구조로 손실 발생…변화 필요"

사진=엘리엇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막판 호소에 나섰다.

엘리엇은 21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서신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바람직하지 못한 경영구조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엘리엇은 2014년 9월 현대차 그룹이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7만9341.8㎡)를 인수한 점을 꼬집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이 부지를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에 사들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추진해왔다. 용지 매입 비용은 현대차가 55%, 현대모비스가 25%, 기아차가 20% 분담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은 옛 한전 부지를 사들인 뒤 부진한 실적을 기록, 이로 인해 주주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면서 “실제 국민연금(지분변동이 없다고 가정)의 경우 지난 4년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2조원, 8000억원에 이르는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지배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으며,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개편안이 비효율적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은 유일하게 지분 구조가 개편되지 않은 국내 대기업”으로 “다른 기업들보다 경영구조가 현저히 뒤처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개편안은 비효율적이었으며,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그룹에서 제시한 분할합병 조건은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애프터서비스 사업 부문의 적정 가치를 반영하지 않았으며, 그룹의 초과 자본으로 인한 해결책도 없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초과자본 문제도 짚고 넘어갔다.

엘리엇은 “현대차 초과자본은 8조~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6조원에 이른다”면서 “투명하지 않은 자금 운용과 동종업계 수준에 미달하는 주주환원 등은 그룹이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각 계열사의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구조 개선과 책임경영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엘리엇이 제시한 모든 주주제안에 찬성해달라“고 밝혔다.

엘리엇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각각 29.11%, 30.17%에 이른다. 외국인지분은 현대차 44.6%, 현대모비스 46.37%다.

엘리엇은 주주제안으로 현대차에 5조8000억원, 현대모비스에 2조5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제안했다. 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사외이사 후보 3명, 2명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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