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무실 요구" 한국음료지회, 단식 15일·총파업 171일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국음료지회 조합원들이 20일 청와대 앞에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데일리한국 권오철 기자] "LG그룹은 노동자들의 생명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조건 없이 대화의 자리에 나서라"

LG그룹을 상대로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사무실과 시간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국음료지회 조합원들이 20일 청와대 앞에서 이 같이 외쳤다.

한국음료지회는 단식 15일 , 총파업 171일째를 맞는 이날 LG트윈타워 앞에서 청와대까지 비를 맞으며 3보1배를 진행했다.

한국음료지회는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LG그룹, LG생활건강, 코카콜라, 한국음료남원공장이 서로 폭탄 돌리듯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할 뿐 진정으로 대화할 의지도 내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에 가처분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우리는 LG그룹의 모습에서 정도경영, 인간존중의 기업 이념이 얼마나 위선적인지 다시한번 절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음료지회는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사람을 우선 살려 놓자는 한국음료 노동자들의 삼보일배는 그래서 더욱 처절하게 엘지그룹에 보내는 무언의 대화 요구"라고 강조했다.

전북 남원 소재 ㈜한국음료는 코카콜라, 파워에이드, 미닛메이드, 씨그렘, 조지아, 토레타 등 제품들을 생산하는 업체로 2010년 4월 LG생활건강 소속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에 인수됐다.

한국음료지회는 지난해 10월 4일부터 노동기본권 및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최영수 한국음료지회장을 포함한 5명의 조합원들은 지난 6일 무기한 집단 단식을 선언하고 LG그룹 사옥인 LG트윈타워 앞에서 15일째 천막 농성 중이다. 이들은 지난 14일에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국회까지 한 차례 3보1배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LG생활건강, ㈜한국음료, LG트윈타워 관리 용역업체인 S&I코퍼래이션(구 LG서브원), LG사랑어린이집 등은 최근 한국음료지회를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처분신청엔 집회 금지와 천막 및 현수막 철거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LG생활건강 측은 "㈜한국음료의 사업장이 소규모이기 때문에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노조 사무실 제공 및 근무자들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음료의 전체직원 수는 총 47명, 이 중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은 생산직 직원으로 구성된 31명이다.

이에 노조 측은 "구성원이 단 한 명이라도 노조는 설립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측이 규모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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