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재벌집단은)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재벌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2일(현지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경쟁정책 워크숍 기조강연을 통해 "한국 재벌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함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과거 한국은 성공적인 기업에 한정된 자원을 집중 투자하는 정부 주도 정책과 수출중심 정책을 조합했다"며 "이 두 요소가 결합돼 한국의 기적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등 거대 기업들이 탄생하게 됐다"며 "그러나 재벌들은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어 막대한 경제적 권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실상은 소수주주인 오너가 순환출자 등을 이용해 기업집단 전체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데,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다른 기업 혹은 주주들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선 경쟁법 뿐 아니라 회사법이나 상법 등 다른 법체계와의 협력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경쟁당국인 공정위가 경쟁법 진행 역할 외에 재벌 문제까지 다루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기조강연은 당초 예정된 발표문과 달라졌다. 공정위가 사전 배포한 김 위원장의 기조강연 발표문엔 "재벌이 관료와 정치인을 포획하고 언론마저 장악하는 등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자료문에는 "재벌 3세들은 창업자들과 달리 위험에 도전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사익추구 행위를 통한 기득권 유지에만 몰두한다"는 문구도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실제 기조강연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