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칼 라거펠트 트위터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샤넬의 부흥을 이끈 패션계 전설 칼 라거펠트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독일 출신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한국시간으로 19일 오후 사망했다. 최근 들어 급격한 건강악화로 지난 1월 샤넬 쇼에도 참석하지 못 했다.

알랭 베르트하이머 샤넬 CEO는 "칼 라거펠트의 창의력과 관대함, 탁월한 직감 덕분에 전성기를 맞았으며 샤넬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오늘 나는 친구를 잃었을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재창조하기 위해 1980 년대 초반부터 이어온 특별한 창조적인 것들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라거펠트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스웨덴 출신 아버지와 독일인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드로잉에 뛰어났고, 혼자 책을 읽고 공상을 즐겼으며 예술과 옷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1952년 프랑스로 이주한 이후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 콘테스트에서 코트 부문 1등에 오르며 파리 패션계에 입문했다. 칼 라거펠트는 끌로에 수석디자이너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후 샤넬에 영입됐다. 그는 샤넬의 핵심 디자인 요소들을 재정비, 새로운 취향을 가미했다.

그는 1986년 황금골무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6월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한국과도 특별한 인연을 가졌다. 빅뱅의 지드래곤, 모델 수주 등을 뮤즈로 패션쇼와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고, 2015년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조각보와 색동저고리, 한글 등 한국 전통문화에서 영감받은 크루즈 패션쇼를 열었다.

라거펠트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샤넬, 펜디, 칼 라거펠트 등 3개 브랜드를 지휘했다. 샤넬에서만 1년에 여섯 번의 패션쇼를 진행하는 등 빡빡한 일정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패션계 동료들의 추모도 잇따랐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은 "소중한 친구의 죽음에 무한한 슬픔을 느낀다. 우리는 파리를 전 세계의 패션 수도로 만들고 펜디를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로 일군 창의적인 천재를 잃었다"고 했다.

베르사체의 수장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우리는 당신의 놀라운 재능과 끝없는 영감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샤넬의 뮤즈로 여러 번 패션쇼에 섰던 한국 모델 수주는 "당신을 그리워하고 존경하며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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