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기준 현금보유액 104조원…차입금 제외 순현금보유액 90조원 육박

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금보유액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에 힘입은 결과다.

17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연결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보유액은 총 104조2100억원으로, 전년동기 83조6000억원 대비 20조6100억원(24.7%) 늘어났다. 여기서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보유액도 89조5500억원으로 90조원을 육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현금보유액 증가 비율로는 전년동기 대비 24.7% 늘었다. 기업의 현금보유액은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 상품, 장기 정기예금 등을 합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현금보유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총자산이 연말 기준 339조3600억원으로, 1년 만에 12.5%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가 기인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44조3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액이 29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43조4000억원) 대비 지출이 줄어든 것도 현금보유액에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으로 대량의 현금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배당금 지급액을 전년보다 49.9% 증가한 10조1900억원을 풀었다.

삼성전자가 호실적 덕분에 현금보유액을 대폭 늘리면서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 기업 인수합병(M&A)에 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풍부한 현금보유액을 바탕으로 해외 유력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국내 2위 상장사인 SK하이닉스 시가총액(53조7000억원)과 재계 2위 기업인 현대차 시가총액(25조8000)억원을 합쳐도 20조원 이상이 남는 수치다.

KB증권은 최근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2021년까지 18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라며 "부문별로 반도체·디스플레이 130조원, 미래 산업 30조원, 해외 M&A 20조원 등으로 추정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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