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한진중공업이 수비크 조선소와 관련해 필리핀 은행들과 채무조정 합의에 성공했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수비크 조선소(HHIC-Phil Inc.) 채권은행들과의 채무조정 협상을 14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행들은 수비크 조선소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주식 일부를 취득하기로 했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수비크 조선소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자산평가 손실과 ‘충당부채’를 설정하면서 지난 13일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주식거래가 중지됐다. 충당부채란 지출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로, 수비크 조선소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한진중공업이 보증한 채무 등을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한 것이다.

한진중공업과 현지 은행들은 이번 합의 내용을 포함한 계획안을 이달 말까지 필리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지 법원이 이 계획안을 승인하면 확정된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은행들과 협상이 완료됨에 따라 국내 채권단에도 출자전환 결의를 요청해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채권단 대출금이 자본으로 전환되면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이자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한진중공업 측은 “필리핀 은행을 포함한 국내외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실행하게 되면 자본잠식과 수비크조선소 리스크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게 돼 경영정상화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자구 계획에 포함되었던 인천 율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보유자산과 각종 개발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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