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선월택지개발 예정지구 전경. 사진=중흥건설 제공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순천시와 중흥건설이 선월택지개발지구 내 삼산중학교 이설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중흥건설은 순천시가 학교신설 기부를 강요한 데 이어 택지개발지구 사업의 협의 절차를 2년째 미루며 '갑질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14일 주장했다.

앞서 순천시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흥건설이 신도심인 신대지구에 이설을 추진 중인 삼산중학교를 착공하지 않으면 제3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어 "중흥건설은 착공 의사가 없다면 더 미루지 말고 공식적으로 협약이행 의사가 없음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순천시는 전남도교육청, 중흥건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과 2017년 11월 30일 순천 신대지구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삼산중학교 이설을 주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중흥건설은 2020년 3월 중학교 28학급 개교를 위해 공사비 140억원을 들여 학교시설을 건축한 후 학교부지 2만453㎡를 포함 학교건물을 전남도교육청에 기부하기로 했다.

순천시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기존 삼산중학교 용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적 지원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서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순천시와 삼산중 이설을 논의하면서 선월지구 하수를 순천 신대지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받기로 했고, 실제 순천시에서는 신대지구개발당시 선월지구 발생 하수까지 고려해 당초 400mm 하수 압송관을 600mm로 관경을 높여 설치하라고 해 허가를 통보 받았다는 게 중흥건설 측의 입장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2017년 7월 당시 전영재 순천시 부시장이 중흥건설 사옥으로 찾아와 1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중학교 이설 건축비 기부를 부탁했다"며 "이 자리에서 선월지구 하수 처리 문제를 신대지구 하수처리시설과 연계를 분명히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 부시장이 기부와 관련된 협약사항에 조건(신대지구 하수처리시설 연계)을 붙이는 게 적절치 않다고 언급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월지구에 6000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하루 평균 6000여톤의 생활하수가 발생한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중흥건설은 100억원 정도의 원인자 분담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학교부지와 설계서 등이 모두 중흥건설 소유인데도 순천시가 제3의 사업자 선정 등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사실상 협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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