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회장 재창업 마음으로 새로운 50년 준비 의지 불태워

손보 미래가치 증대 중점…하이텍은 차별화된 경쟁력에 방점

24일 창립기념식은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하게 치르기로

이근영 DB그룹 회장은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DB금융센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 사진=DB그룹 제공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과 함께 내수 경기회복도 미진해 기업들의 새해 경제전망이 밝지 않다. 업계 총수들도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이 급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이같은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대에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새해 핵심전략에 대해 알아봤다.<편집자주>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DB그룹(옛 동부그룹)이 다시 신발끈을 바짝 조여매고 있다.

이근영 DB그룹 회장은 재창업한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는 과거 실패의 경험을 되새기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다시 시작하자는 얘기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올해 3대 경영 과제로 △도전과 혁신의 DNA 재무장 △스피드 업을 통한 경쟁력 강화 △역량 개발 및 창의적 조직문화 확산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김준기 전 회장이 1969년 창업한 이래 지난 반세기동안 후발기업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예기치 못한 불운한 구조조정으로 많은 계열사가 그룹을 떠나는 등 수많은 아픔과 좌절을 딛고 기업가 정신과 열정으로 오늘의 DB그룹을 이룩했다”며 “이러한 김 회장의 정신과 의지를 이어 받아 도전과 혁신의 DNA를 다시 살려서 100년 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이어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며 “특히 4차산업 시대에서 경쟁우위는 스피드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임직원 각자는 테크혁신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기주도 학습에 의한 역량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창의 중심의 새로운 조직문화를 구축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근영 회장의 이같은 주문에 따라 DB그룹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각 계열사가 CEO들을 중심으로 방향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올해 추진과제를 살펴보면 DB그룹의 핵심계열사인 DB손해보험은 올해 수익성 확보를 위해 경영효율을 개선하고 회사의 미래 가치를 증대하는데 힘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계약 가치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 채널별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 환경과 제도변화에 대한 대응력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DB그룹의 또다른 핵심계열사인 DB하이텍의 경우 올해 국내외 IT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주와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매출 증대, 수익성 중심의 경영기반 강화, 미래 성장동력 발굴 집중 등에 방점을 둘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DB그룹은 오는 24일 창립 50주년을 맞지만 기념식 없이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다.

DB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창립 50주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지만 행사성의 기념식은 열지 않는다”며 “1월 24일은 동부건설 설립일로 이 회사가 그룹에서 계열분리돼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이벤트성 기념식을 개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애초 동부그룹의 모태는 김준기 전 회장이 1969년 설립한 동부건설(옛 미륭건설)이다.

이후 동부그룹은 사세를 확장해 2013년 한때 총자산 17조1000억원, 계열사 61개로 재계 13위(자산 기준)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동부그룹은 2013년 9월 ‘동양그룹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무너지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1조3000억원을 투입한 동부제철 전기로 열연공장 사업마저 실패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동부그룹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동부건설,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핵심 계열사를 정리했다.

나아가 동부그룹은 2017년 11월 50년 가까이 그룹을 대표했던 '동부'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DB'로 바꿨다.

사명을 변경한 것은 동부라는 브랜드 권리를 가진 계열사의 이탈도 있지만 이 기회에 그룹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였다.

DB그룹은 현재 금융부문으로 DB손해보험(동부화재), DB생명(동부증권), DB금융투자(동부증권)을, 비금융부문으로 DB하이텍(동부하이텍), DB메탈(동부메탈), DBInc(동부)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근영 회장이 올해 재창업을 의지를 밝힌 만큼 DB그룹의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DB그룹 창립 50주년 엠블럼. 사진=DB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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