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완전변경된 8세대 쏘나타 포함 13종 신차 출시

업계 전문가들 "파급력 있는 신차 효과로 실적 반등 기대"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편집자주]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과 함께 내수 경기회복도 미진해 기업들의 새해 경제전망이 밝지 않다. 업계 총수들도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이 급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이같은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대에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새해 핵심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르 필 루즈 콘셉트카.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4년 만에 완전변경된 ‘쏘나타’ 등 신차 13종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나선다. 미국과 중국 등 핵심시장에서 수익성을 강화,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차 출시의 포문은 오는 3월 현대차의 스테디셀러인 쏘나타의 8세대 모델(코드명 DN8)이 연다. 7세대 쏘나타(LF) 출시 이후 6년 만으로, 내수에서는 16만대(가솔린·디젤 12만대, 하이브리드 4만대)가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쏘나타 판매량(6만5846대)의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공격적인 양산 계획을 세운 까닭은 쏘나타의 파급효과를 믿기 때문이다. SUV의 성장과 함께 인기가 다소 시들었지만, 쏘나타는 2000년 이후 13번이나 ‘베스트셀링카’를 차지한 현대차의 주력 차종이다. 한때 YF쏘나타의 경우 신차출시 당시 사전계약만 3만대에 육박하며 인기를 모은바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쏘나타는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와 함께 파워트레인이 개선되는 등 상품성이 대폭 강화된다. 특히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감성을 더한 스포티함)가 반영되는 만큼 내·외관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는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 등 4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부산모터쇼에서 콘셉트카 ‘르 필 루즈’를 통해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소개했다. 르 필 루즈는 긴 휠베이스, 대구경 휠, 짧은 오버행 등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르 필 루즈의 디자인 요소를 대거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기존 세타2 엔진의 내구성과 효율성을 향상한 차세대 세타3 엔진이 현대·기아차 제품군 가운데 처음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3세대 하이브리드도 준비된다.

신형 쏘나타의 상품성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출시되는 국내 완성차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차로 신형 쏘나타를 꼽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차량에 대한 40~50대 소비자들의 수요로 신형 쏘나타가 다시 한 번 ‘베스트셀링 카’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차의 3세대 쏘울 부스터. 사진=기아차 제공

기아차도 올해 신차 레이스를 펼친다. 첫 주자는 지난 14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 오는 23일 출시를 앞둔 신형 ‘쏘울 부스터’다. 6년 만에 풀체인지 된 쏘울의 3세대 모델로, 가솔린 1.6 터보와 함께 64kWh 고용량·고전압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만으로 386㎞를 달릴 수 있는 순수전기차(EV) 등 2개 모델로 나온다. 트림(세부 모델)별 판매가격은 각각 1914만~2376만원(가솔린), 4600만~4900만원(EV)이다.

기아차는 풀체인지된 ‘K5’의 3세대 모델도 올 하반기 출시한다. 2015년 2세대 모델이 나온 지 4년, 디자인 변경 등을 거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온 지 1년여 만으로 지난해 내수에서 4만8503대 판매되는 데 그친 K5의 풀체인지 모델을 통해 세단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프로젝트명 ‘SP2’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소형 SUV인 이 모델이 출시되면 기아차의 SUV 라인업은 ‘SP2-스토닉-스포티지-쏘렌토-모하비’로 다양해진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2017 뉴욕 모터쇼에 공개한 'GV80 콘셉트'. 사진=제네시스 제공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우선 올 하반기 주력모델인 ‘G80’의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다. 신형 G80은 가솔린·디젤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도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인 ‘GV80’도 올 하반기 출격한다. 제네시스가 2017년 4월 뉴욕모터쇼에서 선보인 ‘GV80 콘셉트’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와 현지 토종 업체들의 공세 등으로 곤두박질친 중국시장에서 재기를 모색하기 위해 현지 전략형 차종인 ‘ix25’와 ‘KX3’ 등에도 변화를 줘 출시키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업계에선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계획과 관련, 변화와 혁신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처음으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하며 실적 반등을 위한 혁신을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현대차가 고비용 저생산 구조 등 아직 풀어내지 못한 문제가 많지만,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신차가 상당히 많이 준비돼있어 파급력이 기대된다”면서 “특히 신차를 통해 국내 시장에 대한 기반을 다진다면, 지난해 부진했던 영업이익률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성용 신한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13종에 이르는 신차가 준비된 데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를 단행하는 등 영업망 구축에 힘쓰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면서 "올해는 현대차그룹이 전년보다 더 나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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