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노후화ㆍ진부한 메뉴→매장 감소ㆍ운영사 이탈’ 최악의 상황으로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철수설이 국내 서브웨이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진=일본 서브웨이 트위터)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철수설’에 휩싸이면서, 현재 성장세인 국내 서브웨이 샌드위치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18일 공식 트위터(Twitter)를 통해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일본에서 철수할 예정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발표는 최근 일본 내에서 서브웨이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운영사의 파산과 점포의 대량 폐점과 관련된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지면서 비롯됐다.

실제로 지난 16일 일본의 한 언론매체는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총판권을 가지며 수도권 매장의 운영사인 ‘에이지코퍼레이션(agcorp.jp)’이 파산했다고 보도했다. 다음 날에는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4년 만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200여개의 점포가 줄어들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에이지코퍼레이션이 경영난으로 도쿄 지방법원에서 파산 개시 결정을 받은 것이 사실로 밝혀졌고, 이에 지난 1992년 일본에 1호점을 설립한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27년 만에 일본을 철수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물론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 측에서는 보도 내용을 일축했지만, 이번 일에 불을 지핀 여러 정황 사실들은 철수설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 우려를 남기고 있다.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철수설이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일본 내 점포와 실적 하락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4년 만에 전국 200여개의 점포가 줄어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지난 2014년 여름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점포수는 약 480개였지만, 현재는 약 280개의 점포만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전국 약 310개의 점포가 있었지만, 무려 8개월 만에 30여개의 점포가 줄어든 셈이었다. 이는 현재뿐만 아니라 향후 점포의 감소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 점포수의 격감은 실적 하락까지 부채질했다.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지난 2015년 4분기부터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지코퍼레이션 역시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매출 실적이 저조하자, 이번 달 초까지 전국 9개 점포를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결국 경영난 악화까지는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전국 점포수가 2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현재와는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산토리 홀딩스가 미국 서브웨이 샌드위치 본사로부터 마스터 프랜차이즈 운영권을 취득해 일본 내 점포들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후 계약이 만료됐고 산토리 측은 현재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와 자본 관계를 청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토리 홀딩스라는 일본 대기업이 프랜차이즈 운영사 자격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내부적으로 동요가 있었고, 외부적으로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일본 내에서는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운영사의 이탈과 다른 경쟁사들의 변화에 발을 맞추지 못하며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게 된 점 역시 현 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지난 2008년 야채 중심 메뉴를 내세우며 그동안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지만, 운영사 차원에서 전국 매장의 노후화 개선에 힘쓰지 못한 점이 소비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에이지코퍼레이션이 운영하던 도쿄 내 서브웨이 샌드위치 점포의 경우 최근까지도 여전히 좁은 매장 규모에 좁은 좌석, 그 외에 노후화된 것이 뚜렷이 느껴지는 실내 인테리어로 운영을 이어오다 결국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여성소비자들이 주요 타깃인 업체로서 매장의 노후화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부추길 수밖에없었다는 지적이다.

그 외에도 일본 소비자들이 샌드위치를 주요 외식메뉴로 생각하지 않고, 부담스러운 가격에 어려운 주문 절차 등에 불만을 느끼며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경쟁사인 일본 맥도날드는 지난 2014년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를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큰 파장이 일었지만, 이후 일본 맥도날드 홀딩스에서 매장에 현대화 방침을 내걸면서 전국 90% 이상 점포에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이에 일본 맥도날드는 소비자들의 이탈뿐만 아니라 점포 축소의 우려를 불식시켰고, 오히려 전국 매장 개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흔들리고 있는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와 마찬가지로 본사가 위치한 미국 서브웨이 역시 지난 2017년 매출이 4.4% 감소하는 등 미국 내 800여개 이상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지난해에도 500여개 이상의 매장이 추가로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에는 미국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최고경영자인 수전 그레코 대표가 폐점 속출 및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유독 한국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매장 증가 추세로 알 수 있는데, 서브웨이 샌드위치 국내 매장 수는 지난 2014년 121개, 2015년 155개, 2016년 217개, 2017년 303개에서 지난해 340여개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한국 서브웨이 샌드위치와 같은 성장세는 지난 2008년 일본 서브웨이 샌드위치 역시 겪은 적이 있다.

다만 이후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한 매장 내 시설 개선과 메뉴의 다양화, 운영사의 전국 점포에 대한 철저한 관리 등의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 서브웨이 역시 현재의 일본 서브웨이와 같은 상황에 언제든지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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