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말고 도전하라…용기는 꿈으로 향하는 가장 멋진 슈퍼카"

번하드 브렌더 그랜드힐튼 총지배인.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일단 두려워 말고 도전하세요. 용기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장 멋진 슈퍼카입니다. 성공하고 싶다면, 지식을 먼저 쌓고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돈은 가장 마지막입니다"

그랜드 힐튼 서울의 번하드 브렌더 총지배인이 호텔리어를 꿈꾸는 한국의 청년들에게 남긴 말이다. 번하드 브렌더 총지배인은 독일 태생으로 1965년 독일의 한 호텔 셰프로 호텔업계에 입문했다. 1988년 홍콩에서 서울올림픽을 TV로 보던 중 한국에 가야겠다는 결심이 섰고 1991년 쉐라톤 워커힐 호텔 서울 부총지배인으로 부임하면서 그의 한국 생활이 시작됐다.

번하드 브렌더 총지배인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14년째 그랜드 힐튼 서울의 총지배인으로 근무 중이다. 국내 최장 기록인 셈이다.

그동안 해외 곳곳에서 그를 총지배인으로 모시기 위해 러브콜을 보냈으나 한국인의 '정'에 매료된 그는 올해로 한국생활 29년차를 맞았다. 호텔업에 대한 지식을 강의 등을 통해 한국 젊은이들과 나눈 점을 공로로 인정받은 그는 2005년 서울시 명예시민으로도 선정됐다.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17일 번하드 브렌더 총지배인을 직접 만나 한국 호텔 산업의 특색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번하드 브렌더 그랜드힐튼 총지배인.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한국 명예시민이 될 정도로 오래 살았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달라진 점은.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를 통해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한국은 강국이 됐다. 남북의 관계도 많이 가까워졌고, 교류도 많아진 것을 느낀다. 거리에 표지판에도 영어가 많이 보이는만큼 한국인들이 글로벌 마인드로 세상을 더 크게 보려고 하는 것 같다. 나를 보면 부끄러워하거나 외국인이라며 신기해했던 한국인들은 이제 먼저 다가와 말을 건다.

산업도 빠른 속도로 발전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들을 개발한다. 한국이 발전하는 속도가 빨랐던만큼 변화에도 참 빠른 것 같다. 한국은 산업이나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성장을 기대할만한 나라다."

한국식 호텔 서비스가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열정적이면서도 친절한 한국인들은 정(情)’을 더한 서비스로 한국만의 특색을 만들고 있다.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정'이라는 단어는 가장 난해한 말중 하나였다. 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닌 한국인 직원들을 보며 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안전, 보안, 위생 및 청결에 관해서도 내가 일한 여러 나라들 중에서 한국이 최고다. 정이 많은 한국인들 덕분에, 나를 필요로 한다면 계속 한국에 머무르고 싶다."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는 총지배인 부임 이후 13년째 옥토버페스트를 개최하고 있다. 힐튼호텔에서 소개하고 싶은 독일문화가 또 있는가.

"독일 하면 소시지와 맥주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이외에도 한국인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독일 요리가 많다. 슬라이스한 송아지 고기를 튀겨낸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 설탕 대신 굵은 소금이 들어간 빵 ‘브레첼(Brezel)’, 따뜻하게 마시는 와인 ‘글뤼바인(Gluhwein)’, 독일 전통 과일 케이크 ‘슈톨렌(Stollen) 등이다.

독일에서 직접 가져온 레시피와 셰프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일 음식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그렇다면 힐튼에서 꼭 먹어봐야 할, 추천할만한 시그니처 메뉴는.

"그랜드힐튼 서울 내 에이트리움 카페에서는 스위스 전통 스타일의 치즈 퐁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메뉴가 있으니 꼭 먹어보길 바란다.

국내에서 맛볼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독일 정통 소시지도 추천한다. 코파(Coppa), 브레사올라(Bresaola), 살라미(Salami), 레버케제(Leberkase) 등 평소 맛보기 힘든 소시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보통 소시지는 인체에 유해한 첨가물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이란 편견을 갖고 있지만 독일 정통 소시지는 한국의 김치처럼 건강한 발효식품이다. 독일 정통 소시지는 돼지고기나 쇠고기, 닭고기 등을 소금에 염장했다 건조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매년 9월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맥주 축제에서는 독일 맥주와 완벽한 궁합을 이루는 최고의 소시지를 준비하니, 기대해도 좋다."

최장수 총지배인으로서 그랜드힐튼 서울을 이끌고 있다. 기억에 남는 그랜드 힐튼 서울의 역사가 있는가.

"사람을 살렸던 기억이 있다. 그랜드 힐튼 서울 레스토랑 ‘에이트리움’에서 식사를 하던 고객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119에 신고하고, 동시에 응급처치 매뉴얼대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다행히도 해당 고객은 호흡과 의식을 되찾았다.

최근 천안 라마다 호텔 화재 등의 사고를 뉴스로 접해 너무 안타까웠다. 인명과 재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 시설 점검은 물론 응급처치 교육은 필수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한국은 워라밸 정착과 함께 호캉스 열풍이 불고 있다. 총지배인이 예상하는 국내 호텔 시장 변화와 전망은.

"한국은 빠르게 성장했고, 앞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가족들 또는 친구들과의 식사 시간을 나눌 여유는 사라지고 더욱 짧아질 것이다. 테이블에 앉아 서로 얘기를 나누는 것보다 바쁜 현대인들은 빠르고 가벼운 식사 위주의 음식들로 배만 채울 수 있다. 현재 간편식이 유행하는 만큼 호텔 식음 산업도 그 속도에 맞춰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

호텔리어로서의 좌우명이 있다면.

"호텔리어로서 나의 좌우명은 매우 간단하다. 직원부터 만족시켜야 한다. 내가 먼저 직원들을 감동시키고 그들이 만족한다면, 분명 고객들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될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호텔리어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1965년, 15살이었던 나는 주방 견습생으로 호텔리어 길에 입문해 지금까지 4대륙 10개국 호텔을 거쳐 그랜드 힐튼 서울을 대표하는 총지배인으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가 해낸 일은 누구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일단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용기는 너의 꿈까지 갈 수 있는 가장 멋진 슈퍼카다. 성공하고 싶다면, 지식을 먼저 쌓고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 돈을 벌고 경제적 이익을 따지는 것은 가장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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