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기업인과 청와대 산책…최태원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미세먼지는 화두…대북사업 관련 문 대통령 "현대그룹 희망고문, 속도 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기업인과 대화를 가진 뒤 총수들과 청와대 경내 산책하며 대화를 나눴다.

동반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기업 총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다.

이들은 모두 한 손에 커피가 든 보온병을 든 채였다.

첫 이슈는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였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삼성, LG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공부를 더해서 말씀드리겠다"면서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고 밝혔다.

이에 김 실장은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그렇다"며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태원 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다"고 하자 이 부회장은 최 회장 어깨를 툭 치며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라고 농담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된다"면서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며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라고 답했다.

서정진 회장은 "대통령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못한다. 그냥 포기한 것"이라고 하자 서 회장은 "대통령 건강을 위해서라면 저희가 계속 약을 대드릴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작용 때문에 약을 잘 안 먹는다"며 "수면제도 부작용이 있다.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또 "세계 바이오 시장이 1500조인데 한국이 10조 정도 밖에 못한다"며 "저희가 삼성 등과 함께 하면 몇백조는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이공계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약대로 몰려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는 바이오 의약산업 분야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겠다"고 했다.

이에 서 회장은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이라며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하고, 양심고백을 안한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사업에 대해 현정은 회장에게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라며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산책을 마칠 때도 현 회장과 악수하면서 "속도를 내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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