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 'FCEV 비전 2030' 발표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는 조길형 충주시장(왼쪽부터),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이 참석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FCEV) 생산 체제를 국내에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앞으로 12년 동안 관련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 등에 7조6000억원을 투자,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1일 충북 충주에 있는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 참석, 이 같은 내용이 담긴 ‘FCEV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오는 2030년까지 수소료전지 스택 생산 능력을 완성차 50만대분을 포함, 70만기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FCEV의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이를 정도로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만큼 협력사와 동반 투자를 통해 미래차 산업의 신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신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선두두자) 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 사회를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FCEV 보급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가장 먼저 내년부터 2년 동안 협력사와 3000억원의 투자를 단행, FCEV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다. 연간 3000대 규모인 FCEV 생산 능력을 2020년까지 1만1000대로 높이고 2022년에는 4만대, 2025년에는 13만대, 2030년에는 50만대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과정에서 1300명의 신규 고용도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FCEV인 ‘넥쏘’의 생산을 늘리는 것과 관련, 내년에 투자를 늘리는 협력사에 최대 44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안도 함께 추진한다. 협력사가 안정적으로 FCEV 사업을 확장, 시장 수요에 대응하도록 할 계획이라는 게 현대차그룹 측의 설명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에서 첫 번째)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세번째)이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공장에서 수소연료전지 및 관련 부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하는 신규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와 함께 FCEV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선박과 철도 등에서도 연료전지 시스템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FCEV와 별도로 2030년 기준 연간 약 20만기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넥쏘 FCEV에 적용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품 성능을 보완하고, 라인업을 확대해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연료전지 시스템 판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소속 연료전지사업부 내 실급 전담 조직도 만들었다.

현대차그룹 측은 “철저한 시장 조사를 진행, 중장기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에 수소 연료전지 수요가 최소 550만개에서 최대 650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2050년 수소 관련 산업 분야 시장 가치는 연간 2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올해 가장 의미 있는 일 가운데 하나는 수소차 시장의 성장"이라면서 "FCEV가 앞으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 수소의 생산·유통·보관·활용 등 수소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제2공장은 현대모비스 친환경 부품 전용 공장 내 여유 부지에 들어선다. 지난해 하반기 연간 3000대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제1공장을 신축해 본격 가동한 데 이어 2022년까지 생산 능력을 4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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