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의원·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자회사 토론회 개최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가 21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파리바게뜨 노동실태 결과와 개선방향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권오철 기자
[데일리한국 권오철 기자]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이 본사 자회사의 정직원으로 편입된 지 약 1년, 기사들은 여전히 다양한 문제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는 21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파리바게뜨 노동실태 결과와 개선방향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불법파견, 임금꺾기 등 논란으로 제빵기사들로 구성된 노조가 결성되고 가맹본부인 파리크라상, 가맹점주협의회가 합작한 자회사 '피비(PB)파트너즈'를 출범시켰다. 협력사 소속 비정규직었던 5300여 명의 제빵기사들은 해당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 직원으로 고용됐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이날 토론회는 무엇이 변했고 남은 숙제는 무엇일까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임종린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인사말에서 "껍데기만 자회사로 바뀌었을 뿐, 안을 들여다 보면 협력사 시절 주먹구구식 그대로"라며 "과거 상생회사 근로계약서 강제 징구하듯이 강제 단축근무를 지시하는 관리자가 있고, 현장의 각종 문제들을 본인들의 안위를 위해 피비파트너즈에 숨기려고 하는 과거 협력사 사장이자 현재 지역본부장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달 4회 밖에 쉬지 못하는 기사들이 있음에도 전국 평균 7.5회 휴무가 돼 근무환경이 좋아져다고 말하는, 여전히 제빵·카페기사들을 사람이 아닌 보고서의 숫자로 보는 피비파트너즈 본사가 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8월 3주에 걸쳐 파리바게뜨 기사 5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현장 노동자들의 자회사 직장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56점 정도였다"고 밝혔다.

김 부소장은 "파리바게뜨 자회사 전환 이후 인력부족과 연동된 노동강도(48점), 노동시간(51.7점)은 상대적으로 직장생활 만족도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임금수준(49.8점)도 평균 이하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의 2/4분기(4~6월) 월임금 총액은 평균 241.6만 원이었다"며 "이는 자회사 설립 이후 상반기 연장근무 수당을 제외한 임금 총액(248만 원)에서도 약 7만 원 내외가 줄어든 것이며 연장근무를 고려하면 약 15만~20만 원 내외 감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김 부소장은 △휴게시간 및 노동시간 단축 △공식적 퇴근 후 무료노동 현상 △인력부족 및 노동강도 강화 △점주·관리자 눈치 △점주의 사적인 업무 지시 △매장 재배치 △성·연령·외모로 차별 △매장 손실에 대한 기사 변제 △CCTV로 일터 감시 및 통제 등의 상황을 소개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은 "휴게공간이나 탈의시설이 있느냐는 실태조사에서 아무 것도 없다는 응답이 4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탈의시설에 대한 법적 규정은 없지만 휴게공간에 대한 규정은 있기 때문에 즉시 시정돼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한 처장은 "기사가 고온, 환기, 다습, 분진, 유해 세척제 등에 노출돼 있다"며 "특히 세척제와 같은 화학물질은 현행법상 노동자에게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제공해서 노동자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하는데 MSDS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고 있다. 일부 MSDS는 내용이 엉망으로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작업장에서 고객, 점주 및 관리자로부터 폭언, 폭행, 성희롱·추행 등도 발생했다고 한다.

한 처장은 "지난 6개월 사이에 관리자나 점주로부터 폭행을 당한 응답자가 5명"이라며 "이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한 처장은 "모성보호 관련 법률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 여성노동자의 2배에 이르는 1년 유산율과 태아검진이 어려운 작업장 환경, 만연한 임신(또는 산후) 중 야간, 휴일, 초과노동 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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